1책. 갱재는 임금의 시에 화답하여 시를 지음을 뜻한다.
1773년(영조 49) 10월 1일은 임진왜란으로 선조가 의주로 파천하였다가 환도한 지 180년(三甲子)이 되는 날이었다. 영조는 이전에 태조가 천도한 해와 정종이 복도한 해에 연회를 베풀었던 것처럼, 이해에도 경운궁에서 연회를 베풀었다.
친히 시를 지어 선조의 환도 180년을 기념하였으며, 왕세손 및 대신들도 어제시(御製詩)에 화운(和韻)하였다. 경운궁은 지금의 덕수궁으로 곧 선조가 환도시에 이룩한 행궁이었다.
시의 내용은 모두 중국 주대(周代)의 고사를 인용하여 주나라 문왕의 선조인 고공단보(古公亶父)가 기(岐)땅으로 환도하고, 그뒤 문왕이 성업을 이룬 사실을 끌어다가 선조의 환도에 영조의 치적을 예찬하였다.
시의 체재는 모두 『시경』의 대아(大雅)·소아(小雅)를 본떠서 4언으로 하였다. 맨 앞에 영조의 어제시를 싣고 다음 왕세손(정조)의 시 및 서명응(徐命膺)이 하늘의 은혜를 읊은 천권시(天眷詩)와 서문을 싣고 뒤이어 41인의 대신들의 시를 실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