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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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학궤범 7권(5) / 계면조
악학궤범 7권(5) / 계면조
국악
개념
전통음악에서 슬프고 애타는 느낌을 주는 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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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전통음악에서 슬프고 애타는 느낌을 주는 악조.
내용

계면(界面)이라고도 한다. 이익(李瀷)은 『성호사설』 속악조(俗樂條)에서 “계면이라는 것은 듣는 자가 눈물을 흘려 그 눈물이 얼굴에 금을 긋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하였다.

허균(許筠)도 『성소부부고 惺所覆瓿藁』에서 “김운란이 아쟁을 잘 타서 사람의 말처럼 하였다. 그 계조를 들으면 사람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라고 기록하여 계면이 슬픔을 나타내는 곡이라고 하였다.

이 밖에도 무당이 새신(賽神: 굿 또는 푸닥거리)을 위하여 일정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걸립하는 것을 ‘계면돌기’라 하고, 동해안 별신굿이나 강릉 단오제 등에 있는 계면굿 절차에서 무당이 구경꾼에게 나누어 주는 떡을 ‘계면떡’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계면이라는 어휘가 무속(巫俗)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악학궤범』에 수록된 「처용가」의 ‘아으계면도ᄅᆞ샤넙거신바래’라는 구절 가운데 ‘계면도ᄅᆞ샤’를 계면조에 의한 춤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으나, 「처용가」가 무가(巫歌)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 ‘계면도ᄅᆞ샤’가 무속의 ‘계면돌기’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계면조의 말뜻은 분명하지 않으나 무속과 관계가 깊은 용어라고 하겠다.

(1) 정악

『세조실록』이나 『악학궤범』에서는 계면조가 중국의 5조 가운데 우조(羽調)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속악, 즉 향악에만 사용된 선법이다.

『악학궤범』의 악기 조현(調絃)을 보면, 거문고·가야금·향비파·대금·향피리와 같은 향악기는 물론, 향악에 사용된 해금·아쟁 등의 당악기 조현에도 계면조가 쓰였다. 따라서, 계면조는 중국의 음악인 아악이나 당악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향악에만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 문헌에 계면조의 성질과 표현법이 설명되어 있다. 『세조실록』 권1에는 “일찍이 세조가 달밤에 영인(伶人) 허오(許吾)에게 명하여 적(笛)으로 계면조를 불게 하였더니, 이 곡을 듣고 슬퍼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라는 기록이 있고, 『해동가요』에서는 계면조를 ‘처창하게 흐느낀다(鳴咽悽愴).’, ‘맑고도 멀어서 애원하고 처창하다(淸而遠哀怨悽愴).’고 하였으며, 『가곡원류』에서는 ‘애원처창하다’고 설명하였다. 또, 『화원악보 花源樂譜』에도 『가곡원류』와 같은 내용이 설명되어 있다.

(2) 판소리

판소리의 계면조는 ‘목청’, 즉 표정적인 뜻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조선 말기 신재효(申在孝)의 「광대가」에서는 ‘애원성 흐르는 목’ 등 흐르는 목이 애원성으로 형용되었을 뿐 계면조라는 용어는 없다. 그 뒤 정노식(鄭魯湜)이 1940년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서 처음으로 계면조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계면조는 후설치아(喉舌齒牙) 사이에서 나오는 소리이니, 평평연(平平然) 애원하고도 연미부화(軟美浮華)한 편이다. 소리의 기본인 목청을 잘 조절해서 신경(神境)에 들어가면 각색의 조가 변화무궁으로 발휘되는 것이다.”

한편, 박헌봉(朴憲鳳)도 『창악대강(唱樂大綱)』(1966)에서 계면조를 목청의 일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 정악

원래 5음으로 된 선법이지만, 현행 전통음악에서는 3음음계 또는 4음음계로 되어 있다. 이는 원래의 계면조 선법의 음계가 변천되었음을 뜻한다.

① 세조실록: 『세조실록』 권48과 『악학궤범』의 악조총의(樂調總義)에 의하면, 계면조의 선법은 중국의 5조(調) 가운데 다섯번째 음인 ‘우’를 기본음으로 한 5음음계이다. 중국 5조와 계면조 및 서양의 솔페주(solfge)와 비교해서 도식화 할 수 있다.

② 악학궤범: 『악학궤범』 권7에는 7개 계면조가 나와 있다.

이와 같이 15세기의 궁정을 중심으로 한 향악에서는 평조(平調)와 더불어 계면조가 7개의 음계 또는 조를 가진 선법으로 사용되었다.

③ 양금신보(梁琴新譜): 『양금신보』(1610)에 수록된 「중대엽(中大葉)」에는 임종(林鐘)이 기본음이 되는 평조계면조와 황종(黃鐘)이 기본음이 되는 우조계면조의 두 조가 있다. 평조계면조는 임종계면조(La mode in Bb)의 조성이며, 『악학궤범』의 7조 가운데 삼지(三指)와 같다. 우조계면조는 황종계면조(La mode in Eb)의 조성이며, 『악학궤범』의 7조 가운데 육지(六指)와 같다.

④ 유예지(游藝志): 『대악후보(大樂後譜)』가 발간된 18세기 이전의 계면조는 5음음계의 라(la)선법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유예지』와 『구라철사금자보(歐邏鐵絲琴字譜)』가 발간된 19세기 이후로는 거의 모든 계면조의 음계에 변화가 있었다.

즉, 황종을 기본음으로 한 5음음계의 계면조가 19세기부터 협종(夾鐘)과 무역(無射)을 쓰지 않는 3음음계의 계면조로 변천되고 있다.

⑤ 현행: 현재 연주되고 있는 가곡의 계면조는 우조계면조(황종계면조)이며, 「영산회상(靈山會相)」 중 「상영산」부터 「타령」까지의 여덟 곡이 우조계면조로, 「평조회상(平調會相)」은 평조계면조(임종계면조)로 되어 있어 15세기에 사용되던 조의 일부가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2) 판소리

판소리는 극적 표현의 음악이므로 계면조의 성격인 ‘슬픈 감정’이 사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판소리에 적용되는 계면조는 5음음계의 조직으로서 5음음계를 구성하고 있는 음정 중에서 단2도의 음정이 계면조의 특징이다.

그러나 이 단2도는 계면조로서의 발성(발성음)을 수반해야만 계면조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판소리의 계면조란 선법과 성음의 결합에서 이루어지는 다의적 의미(多義的意味)를 지닌다.

백대웅(白大雄)은 『한국전통음악의 선율구조』에서 판소리의 계면조를 계면길이라 부르고 5음음계로 분석했으며, 그 음의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이 이름을 붙이고 있다.

또한 슬픈 감정의 정도에 따라 아주 슬픈 진계면과, 보통 슬픈 감정을 갖는 단계면, 그리고 약간 애조를 띤 평계면으로 나누고 있다. 계면조의 슬픈 감정을 그 정도에 따라 진계면·단계면·평계면으로 세분한 방법은 가야금산조에도 적용된다.

이보형(李輔亨)은 「무가와 판소리와 산조에서 엇모리가락의 비교」라는 그의 연구논문에서 계면조의 진계면·단계면·평계면 등 대신에 왼계면·반계면·우계면 등으로 분류하였다.

판소리와 일부 민요 및 잡가, 그리고 가야금산조와 무가 등에서 표현된 계면조의 선법은 성음 또는 연주법에 의해 계면조로서의 특성이 나타난다.

참고문헌

『세조실록(世祖實錄)』
『국역 악학궤범』 Ⅱ(민족문화추진회, 1980)
「현행 가곡의 계면조」(이혜구, 『한국음악서설,』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2)
『한국전통음악의 선율구조』(백대웅, 대광문화사, 1982)
「양금신보의 사조」(이혜구, 『한국음악연구』, 국민음악연구회, 1957)
「무가와 판소리와 산조에서 엇모리가락의 비교」(이보형, 『이혜구박사송수기념음악학논총』, 한국국악학회,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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