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선(禪)수행의 요령을 간추려서 설명한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전문강원의 중등과정인 사집과(四集科)의 세번째 과목이다.
이 책은 고봉의 시자 지정(持正)이 기록하고 홍교조(洪喬祖)가 편록하여 『선요(禪要)』라 이름을 붙였으며, 책머리에 홍교조의 서문과 주영원(朱潁遠)의 발문이 있다. 총 29장으로 되어 있으며, 모두가 큰 뜻을 분발하여 조사(祖師)의 현관(玄關)을 뚫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개당보설(開堂普說) 1편, 시중(示衆) 14편, 결제시중(結制示衆) 2편, 해제시중(解制示衆) 3편, 입양시중(立陽示衆) 1편, 제야소참(除夜少參) 2편, 만참(晩參) 1편, 직옹(直翁)과 신옹(信翁)과 이통(理通)에게 내린 법어 3편, 통앙산화상의사서(通仰山和尙疑嗣書) 1편, 실중삼관(室中三關) 1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고봉의 첫 법문인 개당보설에서는 방거사(龐居士)의 「시방동취회(十方同聚會)」 법문을 들어서 안심입명처(安心立命處)를 볼 것과, 자기의 경험을 예로 들어 의정(疑情: 의심)을 크게 가져서 도를 깨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제7장 시중에서는 마음을 밝히려면 일체의 선악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제26장 시중에서는 참선할 때 밝고 밝지 않음을 논하지 말고 대분발심과 큰 의심으로 일관해서 수행하여야 함을 밝혔으며, 제13장 결제시중에서는 삼현(三玄)의 요지를 밝히고 있다.
또, 제29장 실중삼관은 고봉의 3대가풍을 소개한 것으로서, ① 밝은 해가 허공에 있어 비추지 않음이 없거늘 무엇으로 인하여 조각구름의 가리움을 입는가? ② 사람마다 그림자가 있어서 촌보(寸步)도 떠나지 않는데, 무엇으로 인하여 밟아도 밟히지 않는가? ③ 온 대지가 한 개의 불구덩이라, 어떤 삼매를 얻어야 불에 타지 않을 수 있는가?를 들었다.
이 책은 고봉이 겪은 갖가지 경험을 토대로 하였고,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간절함과 뛰어난 지혜의 섬광이 곳곳에 나타나 있어 방황하는 수도인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었으므로 고려 이후 우리나라 선종 승려의 필독의 서적으로 채택되었다.
정확한 전래연대는 알 수 없으나 1358년에 최초로 간행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전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초기 고승 지엄(智嚴)이 이 책을 매우 중시하여, 수행인은 반드시 이 책을 읽고 장애를 없앨 것을 강조하였다.
그 뒤 청허(淸虛)의 4세 법손(法孫) 설제(雪霽)가 사집과에 이 책을 편입시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불교강원의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의 주석서로는 조선 후기의 고승 유일(有一)이 지은 『선요사기(禪要私記)』 1권과 긍선(亘璇)이 지은 『선요기(禪要記)』 1권이 있다.
또, 이 책에 관한 판본 중 현존하는 것으로는 1399년 8월 지리산 덕기사(德奇寺) 개판본과 1501년 가야산 봉서사(鳳棲寺) 개판본, 1565년 논산 쌍계사(雙溪寺) 개판본, 1604년하동 쌍계사 개판본, 1608년 조계산 송광사 개판본, 1633년안변석왕사(釋王寺) 개판본, 1634년장흥천관사(天冠寺) 개판본, 1635년정읍용장사(龍藏寺) 개판본, 1681년울산운흥사(雲興寺) 개판본, 1686년승주징광사(澄光寺) 개판본 등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