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로부터 8세기 초 조계혜능(曹溪慧能, 주2에 이르기까지 소위 초기 선종 시대의 선수행법은 인도에서 전승된 전통을 계승하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조계혜능 이후로 조사선이 크게 발전하자, 경론에 중심을 두고 전개되었던 기존의 선수행법을 대신하여, 당대, 오대, 송대에 새롭게 출현한 수많은 조사의 어록에 주목하여 주3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선수행법이 창출되었다. 그 일환으로 출현한 선수행법이 공안선, 문자선, 묵조선, 간화선이었다.
공안은 경전과 논서 내지 선어록 등에서 일정한 주제가 담겨 있는 일화를 발췌한 일단의 대목을 일컫는다. 공안선은 공안에 대하여 사유하며 참구하고 전승하는 것으로써 선수행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문자선은 경전과 논서 및 선어록에 제시된 공안에 대하여 수행하는 주4가 자신의 견해를 산문이나 게송 등의 형식으로 비평을 붙이기도 하고, 그것으로 타인에게 다른 견해를 구하기도 하며, 그것으로써 선지식에게 자기의 견해를 점검받기도 하고, 다른 납자를 지도 내지 교화해주는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묵조선은 몸으로는 좌선수행을 하고, 마음으로는 공안을 선택하여 공안 자체에 대하여 사유하고 탐구하며, 납자의 수행 경지에 대하여 스승과 제자가 점검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선수행법이다. 간화선은 공안 가운데 특수한 대목 혹은 용어, 소위 화두를 선택하여 거기에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의심을 부여하여 정신을 집중하는 선수행법이다.
이처럼 공안에 대한 다양한 선수행법은 송대에 점차 유행하여 주5을 중심으로 진헐청료(眞歇淸了, 10881151)와 굉지정각(宏智正覺, 10911157)에 의하여 주6이 확립되었고, 주7을 중심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 10241104)과 원오극근(圓悟克勤, 10631135) 및 대혜종고(大慧宗杲, 10891163)에 의하여 간화선으로 확립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중기에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에 의해 수입되었다.
지눌은 간화선을 수행하는 방법으로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을 지어서 무자화두(無字話頭)를 참구하는 데에 주의사항으로 '무자화두십종병'을 정립하였다. 지눌은 『간화결의론』에서 무자화두를 참구하는 경우에 주의해야 할 열 가지를 언급하였다. ①유나 무의 개념으로 이해하지 말라, ②진무(眞無)의 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지 말라, ③도리를 따져서 이해하지 말라, ④의미를 동원하여 사량하거나 헤아리지 말라, ⑤눈썹을 치켜올리거나 눈동자를 깜박이는 것으로 근거를 삼지 말라, ⑥언어를 끌어들여 설명하려고 하지 말라, ⑦아무런 일도 없는 그 자체에서 해답을 구하지 말라, ⑧화두 자체에 해답이 있다고 간주하지 말라, ⑨문자 속에서 해답을 이끌어내지 말라, ⑩깨달음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라.
지눌이 규정한 무자화두참구법의 주의사항 열 가지에 대하여 그의 제자 진각혜심(眞覺慧諶, 1178~1234)은 「구자무불성화간병론(狗子無佛性話揀病論)」을 저술하여 무자화두의 참구법에 대하여 체계적인 설명을 가하였다. 혜심은 무자화두의 연원을 조주와 한 승의 일화에 근거를 두고, 지눌의 열 가지 주의사항에 대하여 그 순서와 항목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였다. 그리고 무자화두를 참구할 때 빠질 수 있는 잘못을 다스리기 어려움과 쉬움을 기준으로 난이(難離)와 이이(易離)로 구분하였고, 다시 무자화두를 추구하는 자세로서 유심(有心)으로 추구하지 말라, 무심(無心)으로 추구하지 말라, 어언(語言)으로 지어가지 말라, 적묵(寂默)으로 통하려고 하지 말라고 사병(四病)으로 구분하였으며, 분별심의 대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준으로 사의(思義)와 불사의(不思議)로 구분하였다. 혜심은 지눌이 정립한 열 가지 주의사항에 대하여 각 항목이 지니고 있는 속성을 중심으로 하여 무자화두를 직접 참구하는 납자의 입장에서 분류하였다.
이후로 주8이 득세한 고려시대에는 백운경한(白雲景閑, 12981374), 나옹혜근(懶翁惠勤, 13201376), 태고보우(太古普愚, 13011382) 등에 의하여 중시되었다. 조선 중기에 청허휴정(淸虛休靜, 15201604)의 『선가귀감』에서도 거의 그대로 계승되었다. 이어서 조선 후기에 백파긍선(白坡亙璇, 1767~1852)은 『무자간병론과해(無字揀病論科解)』를 지어 열 가지 항목을 재평가하면서 혜심의 사병(四病)을 중심으로 화두를 드는 것은 유심(有心)과 어언(語言)에 해당하고, 화두를 들지 않는 것은 무심(無心)과 적묵(寂默)에 해당하며, 문자 속에서 해답을 이끌어내는 것은 화두를 드는 것과 들지 않는 것에 두루 통한다고 정리하였다. 이처럼 간화선의 수행법은 조선시대 내내 한국선종사의 보편적인 선수행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현대 한국불교에 이르기까지 간화선 수행의 전통은 면면하게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