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는 법상종(法相宗)의 개조로 알려지고 있는 진표(眞表)가 이 징표를 받았다. 진표는 ≪점찰경 占察經≫의 가르침에 따라 참회법(懺悔法)을 닦아 지장보살로부터 정계(淨戒)를 받고, 미륵보살에게서 제8간자와 제9간자를 전해 받았다.
제8과 제9의 간자는 육륜상(六輪相)의 점찰법에 의해 관찰할 수 있는 189종의 선악과보차별지상(善惡果報差別之相) 중 제8의 받고자 원하면 바로 묘계를 얻는 것인 소욕수득묘계(所欲受得妙戒)와 제9의 일찍이 받았던 구족계(具足戒)를 다시 얻는 것인 소회수득구계(所會受得具戒)를 의미하며, 이것은 미륵보살로부터의 수계를 상징한다.
진표가 받은 간자는 미륵보살의 손가락 뼈라고 하며, 그것은 시각(始覺)과 본각(本覺)의 2각(二覺)을 비유한 것이다. 또, 제9간자는 본질 그 자체로서 법이(法爾)를 뜻하며, 제8간자는 후천적인 정신작용에 의해서 성불의 새로운 종자를 만드는 신훈성불종자(新熏成佛種子)라고 한다.
즉, 제8간자는 시각이자 신훈이요 신득묘계(新得妙戒)이며, 제9간자는 본각이자 본유(本有)요 증득구계(增得具戒)이다. 이 두 간자는 진표에서 영심(永深)에로 전해졌고, 영심은 다시 심지(心地)에게 전하여 신라 법상종의 사자상승(師子相承)의 징표로 삼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