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송룡리 독무덤은 고창읍에서 북쪽으로 약 6㎞ 떨어진 농암마을의 야산에 있다. 묻혀 있던 것을 산기슭을 개간하는 도중에 발견하였는데, 그 뒤 1975년 4월에 전주시립박물관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였다.
송룡리 유적에서 조사된 독무덤[甕棺墓]의 독은 동남 방향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지표 아래 1.2m 정도를 바닥으로 삼고서 두 독을 입을 맞댄 채 수평으로 놓은 수평이음식[水平合口式] 모습이다. 독은 잔모래가 섞인 바탕흙에 황갈색을 띤 두들긴무늬[打捺文] 토기로, 겉면은 검게 그을렸고, 아가리 아랫부분의앞면에는 문살무늬[格子文]가 찍혀 있으며, 동쪽 독널[東棺]의 어깨에는 두 줄, 서쪽 독널[西棺]의 어깨에는 한 줄의 띠를 톱니무늬[鋸齒文]로 둘렀다.
동쪽 독널과 서쪽 독널은 크기와 모습이 비슷하다. 몸통은 밑이 둥근 알 모양인데, 바닥에는 좁은 평면의 원형 돌기가 있다. 동쪽 독널은 길이가 1.15m이고, 입지름은 0.99m이며, 최대 복경(最大腹徑)은 1m이며, 목 길이는 30㎝이다. 서쪽 독널은 아가리로부터 0.98m 이하의 아랫부분은 떨어져 나갔지만, 입지름은 0.97m이고, 목 길이는 33㎝이다. 두 독널은 목부분과배부분, 바닥부분을 각각 따로 빚은 다음에 결합시킨 3분성형법(三分成形法)으로 제작되었다.
함께 출토된 유물로는 짧은 목의 둥근 항아리[短頸球形壺]조각 등이 있다. 이 항아리 역시 겉면에 삿자리무늬[繩蓆文]나 문살무늬가 찍힌 두들긴무늬 토기로, 그 가운데에는 안쪽 벽에 볍씨와 지푸라기 자국이 남아 있는 조각도 있다. 뚜렷하게 찍힌 볍씨 자국은 길이가 7.2㎜이고, 너비는 3.8㎜이며, 장폭(長幅)의 비율은 1.89 정도이다. 이러한 모습의 볍씨 자국은 부안군 소산리와 반곡리에서 발견된 민무늬 토기와 두들긴무늬 토기 손잡이에서도확인된다. 이들 토기의 볍씨 자국은 장폭의 비율이 각각 1.71과 1.55이어서, 송룡리 토기처럼 볍씨의 품종은 단립(短粒)인 자포니카(Japonica)형에 속한다. 이러한 볍씨 자국은 2∼3세기 경에 한반도 서남부 지방에서 벼농사가 진행되었음을 알려주는 흔적이다.
이 옹관묘는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이어지는 변환기에서 호남 지방 묘제의 채용 방식을 알려주는 자료이다. 곧 호남 지방에서는 청동기시대에 지석묘가 활발하게 축조되었지만 원삼국시대에 이르러서 주변에 도랑을 둔 주구묘(周溝墓)나독으로 만든 옹관묘 등의 새로운 묘제를 채용한 흔적이 보인다. 이 옹관묘는 묘제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