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

목차
관련 정보
보성 이준회 고택 곳간채 정면
보성 이준회 고택 곳간채 정면
주생활
개념
곡물 등 각종 물건을 넣어두기 위하여 창고 형태로 지은 건축물. 광.
이칭
이칭
목차
정의
곡물 등 각종 물건을 넣어두기 위하여 창고 형태로 지은 건축물. 광.
내용

광이나 고방과 같은 말이며, 별도로 독립하여 있는 경우 곳집·곳간채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 나라 주택에 창고가 나타나는 것은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조에 보이는 “집집마다 작은 창고가 있는데, 그것을 부경(桴京)이라고 한다.”는 기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창고는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수확한 곡물을 보관할 시설이 필요하였을 것이므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북사 北史≫ 백제전 직관조에 경부(椋部)가 보이는데, 이것은 곳간과 저장을 맡아보던 부서로 추측된다. ≪삼국사기≫ 신라 직관조에도 곳간과 저장을 맡아보던 경부라는 부서가 있다. 이와 같은 고대의 곳간에 대하여 ≪삼국지≫·≪삼국사기≫ 등에 약간의 기록이 있으나, 그 세부구조와 사용재료에 관한 설명은 자세하지 않다.

다만, 원나라 때 왕정(王禎)이 지은 ≪농서≫에 경에 관한 설명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부경은 네모 반듯한 평면의 공간을 뗏목 엮듯이 하는 기법에 따라 벽체를 구성하였다. 지표로부터 떨어진 높이에 마루를 깔아 만든 곳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신라의 창부와 백제 경부의 창고형태가 소규모 저장설비인 경과 어떻게 다른지는 알 수 없다. 경이라는 곳집은 지금도 경상도·전라도·경기도·강원도 지방에서 볼 수 있다. 뒤주라고 속칭되는 마당 한쪽에 따로 설치한 건축물인데, 소규모의 것은 건물 내에 두고 곡식을 담아두게 만들어진다.

≪고려사≫에는 여러 기능으로 분화된 관설고(官設庫)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조선시대의 관설고와 일치하는 바가 많아서, 이미 물건의 수납이 복잡하게 분화되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조선시대의 곳간은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가옥으로 미루어보아 위치나 형태, 또는 기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전래하는 곳간의 형식은 대략 가옥의 일부(주로 행랑채)를 간막이해서 저장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독립된 건물을 마당의 적당한 곳에 건립하는 경우가 있다.

가옥의 일부를 저장고로 사용하는 것에는 광 또는 고방이 있다. 광은 본채에 위치하기도 하고, 따로 별채에 두기도 한다. 위치는 주택 내에서 주로 외진 곳이나 구석진 곳에 있다. 규모가 조금 큰 주택에서는 안방에 이어 위쪽에 상방을 두어 세간방으로 사용하였다. 옷을 갈아입거나 챙기는 공간으로서 아주 유효한 일면을 가지고 있었다.

안채 주위를 둘러싼 행랑채는 집안의 가사 일을 하는 상민의 기거장소 및 각종 광으로 사용되었다. 광의 구조는 기단 없이, 바닥은 널빤지로 깔아서 널마루로 하는 경우와 토간으로 된 두 종류가 있는데, 벽체는 주로 판자벽을 한다. 광의 종류에는 수납하는 물건에 따라 창고·곡간·찬광·골방·서고가 있다.

제주도의 고팡은 주로 곡류·유채 등을 담는 창방이다. 위치는 큰 구들의 위쪽에 있고 바닥은 지면보다 높은 흙바닥이며 온돌설비는 없다. 부농의 경우는 우물마루를 편 곳도 있다. 고방은 안채의 한 칸을 이용하여 수장처로 삼는 것으로 도장방에 이웃한다.

흔히 널빤지로 벽체를 구성하고 당판문이나 널문을 달며, 더러는 넉살문의 분합을 달기도 한다. 문안의 바닥은 마루인 것이 보통이고, 뒷벽도 널빤지벽으로 문짝이 달리는데 머름을 둔 바라지창모양도 있고, 머름 없이 외짝여닫이만 단 것도 있다.

도장방이나 건넌방과의 간벽에 문짝을 달아 출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막았는데, 손타는 일을 예방하려는 조치인 듯하다. 며느리방 옆에도 만들어지며, 겹집에서는 안방 뒤편 칸에 만들어진다. 고방을 만드는 것이 여의하지 못하면 도장방 뒤쪽에 개흘레를 만들고 그것을 골방처럼 해서 이용하기도 한다.

문짝이 없는 광인 헛간이나 곡물을 넣어두는 곡간도 주택의 수장시설이다. 헛간은 보통 문짝이 없는 광을 말하지만 곡물·건초를 보관하거나 물건·기구 등을 놓아두는 방이나 외양간을 지칭하기도 한다. 헛간은 따로 독립된 건물을 이루는 수도 있으나 보통은 행랑채나 안채의 일부로 부속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헛간의 구조는 가장 간단한 가구형식인 삼량집이 보통이며, 앞이나 뒤에 반 칸 정도의 툇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헛간의 구조적 특색은 마당에 면한 벽면은 벽체를 두지 않고 개방시켜 출입을 편하게 하는 데 있다. 바닥은 흙바닥으로 하거나 마루를 깔기도 하는데, 마루를 까는 것은 곡물을 저장하기 위한 것으로 대개는 흙바닥으로 되어 있다.

천장은 설치하지 않으며 지붕은 대부분 짚으로 덮는다. 조선시대 서민들 주택의 경우, 헛간의 용도는 복합적이어서 건초나 곡물의 저장은 물론, 간단한 작업장이 되기도 하고 기물창고나 외양간을 겸하기도 하였다. 부잣집 주택의 경우 주로 행랑채와 안채의 일부에 부속되어 있다.

행랑채에 부속된 헛간은 가마·수레 등을 놓아두거나 작업용 기물을 두는 방으로 쓰이며, 안채에 부속된 것은 곡물창고로 쓰인다. 헛간채가 안마당에 면하여 독립하는 경우 방아실을 마련하기도 한다. 헛간은 주거건물 외에 관아에서도 행랑의 일부로 지어져 기물의 보관장소나 마굿간으로 사용되었다.

곡간은 보통 나락을 가마니 등에 포장한 채로 보관할 수 있도록 축조한 큰 건물을 가리킨다. 곳간이나 곡간은 모두 수장시설에 차이를 두어, 곳간에는 마루를 깔고 세간을 보관할 수 있도록 선반과 시렁을 설치하는 반면, 곡간은 맨바닥에 선반 등의 시설이 없다.

대오리나 싸릿대 같은 것으로 멱둥구미처럼 둥글고 높게 엮어 올린 균(囷 : 통가리)도 가옥 내의 저장시설의 하나이다. 관고(官庫)는 가옥에서보다 규모가 더 커져 목주토벽 또는 목주판벽의 행랑형 외에, 관가 외부에 따로 세워지는 축담식 벽체에 기와지붕을 얹는 장대한 규모의 것들도 있다.

참고문헌

『한국주택건축』(주남철, 일지사, 1980)
『한국의 살림집』(신영훈, 열화당, 1983)
관련 미디어 (6)
집필자
신영훈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