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은 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을 향상하는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국가기관이다. 이 기관은 국어 연구와 정책 방향과 관련한 사업의 일관된 지속성을 확보하고자 설립되었다. 1984년 문교부에서 학술원 내에 설치한 임의 기관인 ‘국어연구소’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에 문화부의 소속 기관인 ‘국립국어연구원’으로 확대·개편되었다. 2004년에 문화관광부 산하 국어 정책의 핵심 기관이 되면서 명칭도 '국립국어원'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의 설립 이후 지속적인 국어 정책의 추진과 국어 자료의 체계적인 정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국어 정책은 국민의 언어생활에 크게 영향을 끼치므로 정책 방향이 조심스럽게 설정이 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맞춤법, 한글 전용, 국어 순화 등 국어 정책의 여러 과제들이 많은 시간이 흘러도 논란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에서는 국어심의회 등 비상설 기구를 두어 국어 연구와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해 왔으나 사업의 일관된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에 국가적 차원의 전문 기관 설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 당시 문교부에서는 1984년 학술원 내에 국어연구소를 설치하였다. 그렇지만 국어연구소는 임의 연구 기관이어서 제약과 한계가 있어 1990년 문화부가 신설되면서 그 소속기관으로 국립국어연구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2004년에 기관의 역할이 바뀌면서 명칭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국립국어원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어문 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과학적 ·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하여 어문 정책의 기반을 조성하고, 국어 생활에 필요한 어문 규정을 개정하거나 표준말을 사정하고 국어사전을 편찬하는 등 교양 있고 표준적인 언어생활의 기초를 다지며, 또한 어문 관계 자료를 수집, 정리, 발간하여 국어와 관련된 유산을 보존, 연구함으로써 국어 생활의 향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여, 국어 생활의 향상을 꾀하고, 국어 정책의 개발에 필요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다.
1990년 11월 4일 〈국립국어연구원 직제〉(대통령령 제13163호)가 확정 · 공포되면서 1984년 5월 10일 당시 문교부 산하 학술원 부설 임의 연구 기관으로 설립된 국어연구소가 국립국어연구원으로 승격하게 된다.
2004년 11월 11일 〈문화관광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제18588호)가 개정되어 국립국어원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그동안 문화관광부 국어정책과에서 담당해 오던 국어 정책 수립 및 집행 기능의 많은 부분이 이관되어 국어 정책의 핵심 기관이 되었다. 2009년 4월 17일 다시 직제가 개정되어(대통령령 제21423호) 정책의 수립 및 집행 기능의 많은 부분이 문화체육관광부로 재이관되어 정책의 실행과 조사 · 연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1991년 1월 23일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구 덕성여대 별관)에서 문을 열었으며, 1992년 3월 18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구 국립국악고등학교) 자리로 이전하였다가, 1994년 6월 4일 서울시 중구 정동(덕수궁 내 석조전 서관)으로 옮겼다. 이후 2000년 8월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에 청사를 마련하고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1년 1월 서울대학교 안병희(安秉禧) 교수가 초대 및 2대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3대에 국민대학교 송민(宋敏) 교수, 4대에 서울대학교 이익섭(李翊燮) 교수, 5대에 서울대학교 심재기(沈在箕) 교수, 6대에 연세대학교 남기심(南基心) 교수, 7대에 경북대학교 이상규(李相揆) 교수, 8대에 서울대학교 권재일(權在一) 교수, 9대에 서울대학교 민현식(閔賢植) 교수, 10대에 서울대학교 송철의(宋喆儀) 교수, 11대에 전주대학교 소강춘(蘇江春) 교수가 그 직을 이어 받았다.
국립국어원은 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 향상을 위한 다양한 조사 연구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1991년 개원 이후 정책 과제들이 변화를 하면서 국립국어원의 기능과 역할에서도 변화가 없지 않았지만 개원 이후 국립국어원이 담당하였던 역할을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국어 정책 수립에 필요한 조사 연구
국어 정책의 방향 수립과 추진에 필요한 각종 실태 조사, 외국의 정책 경향 조사, 북한 언어에 관한 조사 연구를 수행한다. 개원 초기부터 실태 조사를 계획하고 추진하여 한자 · 외래어 사용 실태를 비롯하여 다양한 실태 조사를 추진하였다. 2005년에 제정된 「국어기본법」에 실태 조사가 명시되어 국민의 국어 능력, 국어 의식, 국어 사용 환경 등으로 실태 조사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 국어 의식 조사, 국어 사용 환경 조사, 청소년 언어 실태 조사, 비문해율 조사 등을 추진하였다. 아울러 국어 관련 정책 통계의 생성과 수집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 수립에 참고가 될 국외의 정책 경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국제 학술회의 개최, 국외의 정책 기관과의 교류도 추진하고 있으며, 외국의 언어 정책이나 기관에 대한 조사도 수행하고 있다. 남북의 언어 통일을 위한 각종 조사 연구와 남북 학술회의도 추진하고 있다.
국어의 정비
말과 글의 차이로 인해 언어생활에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어를 정비하여 국민의 언어생활에 기준을 제공한다. 개원 이래로 국립국어원에 부여되었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어문 규정을 관리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고시를 통해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규정을 관리하면서 해석하고 새로운 규정 마련을 위한 조사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언어별 외래어 표기법을 정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0년에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개정하는 실무를 담당하였다.
1991년부터 정부 · 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언론에서 보도되는 외국 인 · 지명의 한글 표기를 정비하는 일도 하고 있다. 어문규범의 보급을 위하여 1992년부터 사전 편찬 사업을 추진하여 1999년 『표준국어대사전』을 발간하였으며, 지속적으로 사전을 보완하는 작업을 추진하여 2008년에 인터넷으로 제공되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수정판을 공개하였다.
그 이후 2016년에는 『한국수어사전』, 『우리말샘』, 『한국어기초사전』,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등 더 다양한 사전 편찬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시로 관리되는 어문 규정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쓰는 인사말, 각종 호칭어와 지칭어, 경어에 관한 표준 화법을 정비하는 일을 비롯하여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문자의 표준화, 전문용어 정비도 담당하고 있다.
국어 사용 개선
국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도록 편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한 국어 사용 환경 개선 작업을 한다. 법령문, 안내문 등을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도록 고치는 작업을 하였으며 최근에는 공공 기관에서 국민을 상대로 하는 각종 문장의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방송 등 매체 언어와 교과서의 표현 · 표기를 개선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생소한 외래어나 한자어를 대체할 쉬운 말을 선정하는 국어 순화도 꾸준히 추진하여 지속적으로 국어순화 자료집을 발간하고 있다. 아울러 국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상담도 하고 있다. 개원 초기부터 가나다전화를 운영하여 전화 상담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온라인으로도 질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민의 국어 능력 향상
국민이 국어를 사용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일을 담당한다. 국어 사용 능력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문규범 등 일상 국어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제공하는 국어 강좌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수강자들이 한 곳에 모여 교육을 받는 원내 문화학교와 신청을 받아 강사를 파견하여 교육을 하는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를 지속적으로 개설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체계도 구축하여 가고 있다. 아울러 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외 한국어 보급
국내외에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한국어 보급에 필요한 교재의 개발과 교원 양성을 담당한다. 국외의 한국어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의 전문가를 해외에 파견하여 현지 한국어 교원을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이주 노동자, 다문화가정 여성, 일반 외국인을 위한 각종 교재 및 부교재의 개발과 한국어 교원 재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국어기본법」에서 정한 한국어 교원의 자격을 심사하고 자격증을 발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국어 자료의 수집과 정리
학계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대규모 국어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가능한 것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 국어에 관한 논저를 수집하고 경향을 정리하여 매년 『국어 연감』을 발간하고 있으며, 역대 국어 연구 성과 목록을 집대성하여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언어 처리를 지원하기 위하여 기초 자원의 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998년부터 10년 동안 「21세기 세종계획」 사업을 추진하여 많은 성과물을 구축하고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국어 문화 유산을 집대성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한글과 관련된 문화 자료를 수집하여 디지털화하여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한글 박물관」을 개관하여 지속적으로 자료를 확충하였으며, 2016년에 이 사업을 국립한글박물관으로 이관하였다. 또한 지역 문화와 정신이 용해되어 있는 지역어를 현지 조사하여 녹음하고 녹음된 것을 글로 풀어 정리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원장 아래에 기획연수부와 어문연구실이 있다. 기획연수부에는 행정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운영과와 공공언어과, 교육연수과가 있으며, 어문연구실에는 어문연구과, 언어정보과, 한국어진흥과, 특수언어진흥과가 있다.
공공언어과는 공공언어 감수 · 관리 및 기관 지원 · 협력 사업, 새말모임 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교육연수과는 국어문화학교 및 다양한 교육과정의 운영 · 관리를 담당한다. 어문연구과는 지역어 관련 사업, 국어 실태 조사, 어문 규범 관리 · 개선, 남북 언어 통합 사업, 국어 정책 관련 사업 등을 담당하며, 언어정보과는 국어 말뭉치 수집 · 구축 · 관리, 국어 정보 자원 구축 · 운영을 담당한다.
한국어진흥과는 국내외 한국어 교육과정 및 교재의 개발, 한국어교원 연수 및 자격 제도 운영 · 관리, 한국어 학습자 말뭉치 구축, 한국어기초사전 및 한-외 학습사전의 운영 등을 담당하며, 특수언어진흥과는 수어 및 점자 관련 정책 및 관련 업무, 수어 교육능력 검정시험 및 수어 교원자격 제도 운영 등을 담당한다.
국어 정책을 전문적으로 조사 연구하는 국가 기관이 생김으로써 국어 정책에 대한 기초 조사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일관성이 있게 국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으며, 새로운 정책 과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전 편찬, 지역어 조사 등 민간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큰 규모의 지속적인 사업이 추진이 되면서 국어의 발전에 필요한 국어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