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제도는 사회보험의 한 방법으로서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노령에 달했거나 또는 장애 · 사망 등의 예기하지 않은 위험발생으로 인하여 소득이 상실되거나 중단된 때를 대비한 장기소득보장책의 한 수단이다.
연금제도의 일반적인 특징으로는 소득의 상실 내지 상당한 소득저하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생활위험상의 보호를 받게 되며, 급부는 개개인의 필요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고 미리 정해놓은 기준에 따르며, 사후적 구빈책이 아니고 보험기술에 기초를 둔 사전적 방빈책(防貧策)이며, 대체로 보험가입이 강제적이고 보험방식에 따라 재원을 조달하며 자산조사를 수반하지 않는 점 등이다.
우리나라의 연금제도에는 국민연금 · 공무원연금 · 군인연금 ·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등이 있으나, 국민연금제도는 기업부담이 가중된다는 점, 퇴직금제도와 연금제도가 상호조정된 이후에 실시하여야 한다는 점, 실업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노후소득보장보다는 실업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1973년「국민복지연금법」 제정 이후 그 시행이 보류되었다.
그러나 그 후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물가의 안정 등 실시여건이 성숙되고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와 사회적 위험의 증대 등 제도의 필요성이 절박하여짐에 따라 1986년 12월 기존의 「국민복지연금법」을 「국민연금법」으로 전면 개정하여 1988년 1월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쳤다.
이 제도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적용대상은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내거주국민으로 하되, 「공무원연금법」 · 「군인연금법」 ·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및 「별정우체국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연금적용을 받고 있는 자는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국민연금 가입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가입자는 사업장가입자 · 지역가입자 및 임의가입자 · 임의계속가입자로 구분되고 있으며,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는 당연히 가입하여야 하나, 임의가입자 및 임의계속가입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가입할 수 있다.
셋째, 보험료율은 부담자의 부담능력을 고려하여 제도 시행 초에는 낮게 출발하되 연차적으로 상향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업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1988년부터 1992년까지는 소득월액의 3%, 1993년부터 1997년까지는 6%, 1998년부터는 9%로 하고 있다. 부담방법은 사업장가입자의 경우, 근로자 본인과 사용자가 균등부담하고 지역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는 가입자 본인이 전액부담하게 된다.
넷째, 급여의 종류는 노령연금 · 장애연금 · 유족연금 및 반환일시금의 4종류로 구분된다. 노령연금은 가입기간 10년 이상인 가입자(였던 자)가 일정한 급여지급연령에 도달하는 경우 노후 소득보장을 위해 지급하는 연금급여로서 연금액은 가입기간과 동 기간 중의 소득수준에 따라 결정되며, 완전노령연금 · 감액노령연금 · 조기노령연금 · 재직자노령연금 및 특례노령연금으로 세분된다. 급여의 수준은 노령연금을 기준으로 할 때 일반적으로 가입자자격상실 당시 보수 또는 소득월액의 약 40%를 매월의 연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장애연금은 질병이나 부상의 초진일 당시 일정한 가입기간이 있고 완치 후에도 신체 또는 정신상 장애가 남은 자에게 장애정도에 따른 연금액을 지급하여 장애로 인한 생계곤란의 위험에 대비하는 급여이다. 유족연금은 일정한 연금보험료 납부요건을 충족한 자, 노령연금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인 장애연금 수급권자가 사망하는 경우 그가 부양하던 유족의 생계곤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입자의 기여를 근거로 그 유족을 보호하여 사회보장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급여이다. 반환일시금은 가입자(였던 자)에게 자격상실 사유가 발생하고 그 사유로 인하여 향후 재가입의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 가입자(였던 자) 또는 그 유족에게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급여이다.
다섯째, 이러한 제도의 관리 · 운영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이라는 특수법인에 의하여 시행되며, 이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가입자의 기록을 유지 · 관리하고 보험료를 징수하며 제급여를 지급하는 업무 이외에 가입자나 연금수급권자에 대한 각종 복지증진사업도 병행하게 된다.
1999년 4월 1일부터 국민연금의 가입대상자의 범위를 도시지역거주자까지 확대하면서 전국민의 노후생활 보장기반을 마련하고, 연금급여 수준 및 수급연령을 조정함과 아울러 5년마다 국민연금의 재정수지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재정계산제도를 도입, 그 결과를 국민연금의 제도개선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연금재정의 장기적 안정을 기하는 한편, 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차명을 확대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의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하기 위하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수를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법률 제5,623호를 1998년 12월 31일 공포하여 199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연금 가입대상자의 범위를 현재는 5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와 농어민 등 군지역 거주자로 한정하던 것을 1999년 4월 1일부터 도시지역 거주자까지 확대하였다(법 제10조). 둘째,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가입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하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수를 15에서 20인으로 상향조정하고, 동 위원회의 위원장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금의 운용 사용내역을 국민에게 공시하도록 하였다(법 제84조 및 제87조).
셋째, 국민연금재정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을 현행의 가입자 평균 소득월액의 70%에서 60%로 조정하고, 그 급여의 수급연령을 2013년부터 5년 단위로 1세씩 연장하여 2033년에는 노령연금의 수급 연령이 65세가 되도록 하였다(법 제47조 및 부칙 제3조).
넷째, 실직근로자에 대한 생활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생활안정자금의 대여를 할 수 있도록 대여사업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55세 이상인 실직근로자에게 조기 노령연금의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가입기간을 현행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였다(법 제42조 및 제56조).
이러한 국민연금제도는 도시화와 핵가족화 경향 등으로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깨어지고 임금근로자 등이 고용기간 중 노후생활에 대비할 만큼 자발저축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2천년대의 노인복지문제해결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고,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언제 발생할지도 모를 불의의 재해발생 위험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후생활에 대한 안정감, 자식에 대하여 의존해오던 전통적인 의식에 변화를 주어 인구증가 억제책으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