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8책. 활판본. 국한문 혼용체. 재판 이후는 책명 앞에 작은 글자로 ‘보통학교학도용’이라는 말을 붙여 발행하였다. 1906년에 공포, 시행된 <보통학교령>에 따라 처음으로 발간된 국어교과서로, 인쇄는 대일본도서주식회사가 맡았다.
발간 의도는 우리나라의 주권을 장악한 일본 통감부가 당시 자주독립사상을 고취하던 사립학교 교과서를 탄압하고, 학부의 주도하에 민족교육을 통제함으로써 민족의 동화정책을 실현하려는 데 있었다.
이 교과서는 완전히 일본인 참사관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일본 국내에서 사용하던 당시의 교과서 ≪국어독본≫ 체제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며, 제제 선정에서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친교관계를 두드러지게 나타낸 것이 많다. 모두 45과로 되어 있는 권1은 책 앞에 기본 자모표가 들어 있고, 책 끝에는 ‘국문 철자’라 하여 자모 배합의 실례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글 철자는 당시 학부가 교과서 편찬을 위해 내부용으로 만든 철자법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중중성(重中聲)이나 중종성(重終聲)을 보인 보기 가운데에는 퐈·롸·촤·톼·○·○·○·○·○·○ 등 실용성이 없는 것도 있다.
권2∼8까지는 평균 22과 내외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자어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권8은 한문을 직역한 듯한 딱딱한 문체로 되어 있다. 삽화는 권마다 10점 내외가 실려 있고, 일본 교과서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것이 적지 않다.
그 예로, 권1의 ‘국기(國旗)’라는 단원 속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양국 국기가 게재된 삽화가 있어, 일본의 식민지교육의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일제의 동화정책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권6의 ‘삼국과 일본’이라는 단원은 일방적으로 ≪일본서기≫를 근거로 한 일본의 임나국정복설(任那國征服說)을 다루어, 우리 국토 침략의 정당성을 고취하고 있다. 또한 권8의 ‘청국·만주·세계의 강국’이라는 단원에서는 군국주의 일본의 강성함과 이른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을 합리화하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이 교과서는 당시 정부에서 발행한 교과서 중 가장 잘 정리된 교과서로, 그 뒤 학부 간행 교과서의 규범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 민간에서 간행한 교과서가 철저한 민족주의와 자주·자립의 독립사상을 고취한 것인 데 비해, 이 교과서 서술은 일본의 식민지교육정책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