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초에 후비(后妃)의 아래 서열로 모원(某院)·모궁부인(某宮夫人)이 있었다고 하며, 현종 때 귀비·숙비 등의 칭호가 있었다고 하여 그 명칭이 처음 보인다. 또, 문종 때에 내직관제를 정하여 숙비·덕비·현비와 더불어 모두 정1품으로 정하였다고 한다.
귀비의 칭호가 사용된 흔적이 기록에 처음 보이는 것은 1025년(현종 16) 6월에 궁인 유씨(庾氏)를 귀비로 봉하였다고 한 것이다.
한편, 1121년(예종 16) 1월에 귀비로 책봉된 진한공 유(辰韓公愉)의 장녀 왕씨에게 뒤에 문정왕후(文貞王后)로 시호가 내려진 것으로 보아 정비(正妃)로 올라갈 수 있는 지체있는 집안의 출신에게 봉해진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