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5책으로 된 『금강경삼가해』는 을해자를 사용해 만든 금속활자본이다. 그러나 『금강경』 본문은 정축자(丁丑字)로 되어 있다.
이 책은 중간된 일이 없고 원간본만 전한다. 권2∼5의 4책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권1 · 5의 2책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과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 권3 · 4의 2책은 성암고서박물관에 있다. 한글학회는 1961년에 『금강경삼가해』 중 일찍부터 알려진 것으로 가장 완전한 상태인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도서본을 영인하였다. 1981년 영남대학교 출판부에서는 이 도서본과 뒤에 알려진 권1을 합하여 『민족문화자료총서(民族文化資料叢書) 1』로 영인하였다.
이 책은 총 5권 5책으로 편성되어 있다. 권1의 첫머리에는 함허당 기화의 「금강반야바라밀경서(金剛般若波羅密經序)」가 있다. 이 함허당의 ‘서(序)’는 행의 처음에 한 글자를 낮추어 적고, 구절 끝에는 ㅇ표를 하고 두 줄로 언해를 했다. 이것이 끝나면 행을 바꾸어 이 ‘서’에 대한 ‘설의(說誼, 設疑)’를 두 글자 낮추어 구결을 달았으며, 한문과 이에 대한 언해를 두 줄로 작게 썼다. 종경의 「예장사문종경제송강요서(豫章沙門宗鏡提頌綱要序)」도 같은 체제로 수록되어 있다.
권1의 본문은 첫 행에 권두제인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이 한자(漢字) 대자(大字)로 표기되어 있다. 이어 『금강경』 전반에 걸친 기화(己和, 1376~1431)의 설의가 나오는데, 이 설의의 끝에 ‘야보천선사○착어 송(冶父川禪師 著語 頌)’, ‘예장경선사 제강(豫章鏡禪師 提綱)’, ‘함허당득통 설의(涵虛堂得通 說誼)’라는 저자 사항이 달려 있다. 이어 야보에 대한 기화의 설의를 시작으로 야보의 착어(著語) 와 송(頌), 종경(宗鏡)의 제강(提綱)이 반복해서 나온다.
권1은 「제1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까지이며, 권2는 「제2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부터 「제11 무위복승분(無爲福勝分)」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권3은 「제12 존중정교분(尊重正敎分)」부터 「제16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까지이고, 권4는 「제17 구경무아분(究竟無我分)」부터 「제26 법신비상분(法身非相分)」까지이다. 권5는 「제27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부터 제32 지견불생분(知見不生分)」까지를 끝으로, 종경의 「제송강요후서(提頌綱要後序)」가 수록되어 있다. 종제(終題)로 권5가 끝난 뒤, 기화의 「득통결의(得通決議)」가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이어서 성화 18년(1482) 한계희와 강희맹이 쓴 발문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금강경삼가해』의 편찬 및 간행 등에 관한 전후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각자병서를 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명집언해(南明集諺解)』 · 『두시언해(杜詩諺解)』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앛(所以 涵虛序 3b · 4b) · ○니(時 권1, 15a) · 수늙(嶺 권 1, 21a) · 자치샤미니라(止 권1, 25b) · ᄒᆞᆫ보로(함부로 · 통틀어 권2, 33a) · 거ᇫ와ᅀᅵ(蕩子 권 4, 22a)’ 등의 독특한 어휘가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국어사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