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영(徐有英, 1801~1874)은 조선 후기 문인으로 자는 자직(子直), 호는 운고(雲皐)이다. 달성위(達城尉) 송강(松岡) 서경주(徐景霌)의 6대손으로, 음사(蔭仕)로 사릉 참봉, 의령 현감을 역임하였다. 암행어사의 탄핵으로 유배를 가게 된 후, 과거를 포기하고 고향인 충청도 금산에서 문학 창작에 전념하였다. 저서로는 시집 『운고시선(雲皐詩選)』, 야담집 『금계필담(錦溪筆談)』, 장편 한문 소설 『육미당기(六美堂記)』가 있다.
한문 필사본으로 141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본으로는 현재 서울대학교 상백문고본(1책), 서울대학교 가람문고본(2권 2책), 고려대학교 도서관본(2권 2책 중 1책), 국립중앙도서관본(상하 2책), 연세대학교 학술문화처 도서관본(2권 2책), 연세대학교 학술문화처 도서관본(1책), 임형택 교수 소장본(1책), 한국학중앙연구원본(1책)의 9종이 있다. 이본의 서문(序文) 기록에 따라 편찬 연대가 1873년 10월 26일, 10월 28일, 12월 23일로 나뉘어지며, 이 중 1873년 10월 26일에 완성된 『금계필담』이 널리 유포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본에는 ‘좌해일사(左海逸事)’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기록에서 빠진 이야기를 모았다는 뜻이다. 서문에 의하면 『금계필담』은 저자는 외로움을 느껴 스스로 마음을 달래고자 심심풀이[破寂之資]를 위해 이 책을 지었다고 하였다. 저자는 “책을 지어 스스로 시간을 보낼까 하였으나 나이가 죽을 때에 가까웠고 젊었을 때 기억하고 외던 것들도 모두 이미 잊었으며 또한 곁에 책이 없어 참고할 바가 없었다. 이에 옛적에 들은 것을 모으고 생각나는 대로 기록해서 겨우 139가지 이야기를 얻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제왕과 왕비, 문신, 이인(異人), 양반층 여인, 기생, 하층 여인, 무인 및 장사(壯士)의 순으로 이들에 얽힌 이야기를 배열하고, 풍속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들을 함께 묶어서 끝에다 첨부하였다. 각 인물은 대체로 시대순으로 배열했는데, 단종부터 순조 때까지 걸쳐 있다. 하층민보다는 사대부 계층에 속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며, 수록 내용은 전대 문헌에서 재록하거나 민간에서 전승되던 이야기, 저자의 경험담 등이다.
단종과 세조와 관련된 이야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이야기, 인조반정과 같은 역사적 사실 중에서 민간에서 전승되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고, 가문의 선조 이야기나 자신이 지은 시문 등 자기 주변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후기 많은 야담집들이 전대의 문헌을 그대로 기록하였다면, 이 책은 저자가 직접 들은 이야기들이 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기이한 이야기에 대해서 증거를 제시하여 해당 이야기가 실사(實事)에 가깝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보인다. 이전의 야담집에 보이는 서사적 양상보다는 윤리적이고 이념적 성향이 강조되는 특징을 보인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야사(野史)의 성향을 보이는 것도 『금계필담』을 비롯한 조선 말기 야담집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