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8.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화불(化佛)이 표현된 높은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 화려한 모습의 보살상으로, 허리가 잘쏙하면서도 장대한 신체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무릎을 세우고 한 다리는 가부좌(跏趺坐)하였으며, 왼손은 뒤로하여 바닥을 짚고 오른팔은 무릎에 걸치고 있어 편안한 자세가 돋보인다.
단엄한 긴 얼굴, 균형잡힌 신체에 장식이 유난히 번잡한 것이 특징이다. 얇은 천의(天衣)를 걸친 모습은 법의(法衣)와 비슷한 두터운 옷을 입은 대다수의 조선시대 보살상이나 고려 후기의 보살상과는 약간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목걸이와 배 부근의 둥근 구슬이 X자로 모아져 다시 무릎 부근을 장식한 점은 1395년(태조 4)작인 영덕 장륙사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1989년 지정)과 비교되며, 더 나아가 금강산 출토의 두 금동보살좌상(국립중앙박물관 및 호림미술관 소장)과 연결된다고 하겠다.
위엄 있는 세련미가 성공적으로 표현된 이 작품은 신기에 가까운 장인의 솜씨임을 잘 보여준다. 얼굴에는 아직도 채색의 흔적이 선명한데, 복장물(腹藏物)에 의하면 조선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서 당대를 대표하는 걸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