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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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밟기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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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대보름 경상북도 의성과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 임실 등지에서 사람들이 허리를 굽혀 행렬을 만들고 그 위를 '꽃게'로 선발된 여인이 올라가 상대방 '꽃게' 와 서로 겨루는 성인여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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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음력 정월 대보름 경상북도 의성과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 임실 등지에서 사람들이 허리를 굽혀 행렬을 만들고 그 위를 '꽃게'로 선발된 여인이 올라가 상대방 '꽃게' 와 서로 겨루는 성인여자놀이.
내용

음력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는 부녀자들의 집단놀이이다. 의성에서는 기와밟기 · 꽃게싸움, 안동에서는 놋다리밟기, 전라도에서는 지와밟기, 그 밖의 지방에서는 지네밟기 · 재밟기 등으로도 불린다. 놀이의 형태와 시기가 안동의 ‘놋다리놀이(놋다리밟기)’와 비슷하다.

안동의 놋다리놀이에 대해서는 고려말 홍건적의 난 때 공민왕이 공주를 데리고 안동으로 피난을 온 일에서 유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의성의 기와밟기의 유래는 문헌에서 찾아볼 수는 없으나, 이 지방에 전하는 전설에 의하면 옛날 왕과 공주가 난리를 만나 피난을 왔을 때에 하천을 건너게 되어, 마을소녀들이 나와 등을 굽히고 그 위를 공주가 밟고 건너게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기와밟기 기원설은 안동의 놋다리놀이의 기원설과 동일한 내용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놋다리밟기와 기와밟기 놀이는 원래는 같은 것이었는데 전파과정에서 다른 명칭이 생기고 놀이의 방법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믿어진다.

의성 읍내를 동에서 서로 가로질러 개천이 흐르고, 여기에 유다리[鍮橋]라고 불리는 석교(石橋)가 있다. 이 다리를 기준으로 해서 남과 북의 두 패로 갈라 기와밟기를 하였다.

안동에서의 놋다리를 ≪동국세시기≫에서는 동교(銅橋)라 기록하였으나 동교를 우리말로는 ‘구리다리’가 되지만 유교(鍮橋)는 ‘놋다리’가 되므로 놋다리놀이의 놋다리라는 음은 유다리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유다리가 있는 의성에서는 기와밟기라 부르고, 안동에서는 놋다리라고 부르고 있다. 유다리에 대한 전설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떡장수를 하는 한 노파가 개천 옆에서 떡을 팔았다. 하루는 굶주린 걸인을 보고 하도 딱해서 떡을 거저 주었다. 떡을 잘 먹고 난 걸인은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서 떡장수 노파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노파는 자식의 출세가 소원이라고 하자, 그럼 여기에 다리를 놓고 세상사람들에게 적선을 하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떡장수 노파는 열심히 떡을 팔아서 돌로 튼튼한 다리를 놓아 많은 사람들의 내왕에 편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여 유다리가 놓였다고 한다.

정월대보름날 저녁에 유다리 위에서 기와밟기 놀이가 벌어지는데, 남북에서 각각 농악을 치면서 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어누야 지레야/이지레가 누지레고/나라님의 옥지렐세.” 하고 노래를 부른다.

노랫소리를 듣고 마을 아낙네들이 나와 농악대 맨 끝의 대열에 참가한다. 마을을 몇 바퀴 도는 사이에 대열은 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마지막에 유다리로 모이는데 각각 수백 명씩 된다.

다리 남쪽에는 남부사람들이, 다리 북쪽에는 북부사람들이 모여 남성들은 농악을 쳐서 흥을 돋우고 전의(戰意)를 앙양하기 위해서 노래를 부르고 법석을 떤다. 북부패들이, “들거라 들거라/점실[點谷]옥산(玉山)들거라/어루야 디어여야/에이야 데이야 꽃게야.”하고 외치면 남부패들은, “들거라 들거라/춘산(春山) 가음(佳音) 들거라/어루야 디어여야/에이야 데이야 꽃게야.”라고 외쳐 서로 사기를 돋운다.

꽃게는 ‘꼬께’라고도 하는데 어린이를 어깨에 태우는 일을 말하며 기와밟기를 일명 꽃게싸움 · 꼬께놀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운집하고 달이 떠오를 무렵이면 여인들이 다리를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에서 제각기 안동의 놋다리놀이에서처럼 열을 지어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앞사람의 허리를 끼어 안고 고개를 앞사람 궁둥이의 왼쪽으로 돌린다.

선발된 여인이 꽃게가 되어 등 위에 올라가 서서히 걸어간다. 이것을 ‘밟는다’고 한다. 구부린 행렬의 맨 끝까지 가면 다시 되돌아오기도 하고, 또는 이미 등을 밟고 지나갔으면 일어나서 행렬의 앞에 가서 다시 구부린다.

그러면 꽃게는 한없이 걸어갈 수 있다. 꽃게가 밟는 동안 남성들은 농악을 치고 횃불을 밝혀 흥을 돋우어주면 여인들은 더욱 신이 나서 노래부르며 흥을 내기도 한다. 의성에서는 기와밟기를 할 때에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른다.

(메기는 소리) (받는 소리)

이지레는 누지렌가 나라님의 옥지레지

이터전은 누터인가 나라님의 옥터일세

그어데서 손이왔소 경상도서 손이왔네

몇대간을 밟고왔노 쉰대간을 밟고왔네

무슨옷을 입고왔노 철갑옷을 입고왔네

· · · · · · · · · · · · · · · ·

노래의 가사는 일정하지 않으며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불려진다. 선창하는 사람에 따라서 즉흥적으로 첨가도 하고 삭제도 하므로 매우 융통성이 있다. 그러다가 싸움이 시작되면 유다리가 있는 쪽을 머리로 해서 서로 대열을 재정비한다.

대열의 선두에 힘이 센 건장한 여인으로 대치하고 그 중에서 네 사람이 팔을 잡아 기둥을 만들고 그 위에 억센 여인을 태우는데, 이 여인을 역시 꽃게라고 한다.

놀이를 할 때에는 체중이 가볍고 연약한 여자를 꽃게로 등장시켜 위장을 했지만 진짜 싸울 때에는 건장한 여인을 내세운다. 꽃게는 옷을 단단히 입고 머리를 수건으로 꼭 동여매고 무장을 한 다음 기둥 위에 올라탄다.

대열의 맨 앞에 꽃게가 서로 대치하면 농악을 자진모리로 빠르게 울리고 부인들은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외치며 서로 야유도 한다. 기회를 보다가 기둥이 앞으로 달려가서 꽃게가 서로 싸움이 붙으면 대열의 앞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밀고 밀치고 싸움이 벌어진다.

꽃게는 꽃게끼리만 싸우는데 사람들은 자기네 꽃게가 싸우기 좋게 하기 위하여 상대방을 밀어 제치고 자기네 기둥과 꽃게를 방위한다. 꽃게들은 서로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머리채를 잡고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꽃게가 땅에 떨어지거나 기둥이 쓰러지면 승부가 난다. 안동의 놋다리밟기와 의성의 기와밟기는 놀이와 노래가 비슷하다. 그러나 놋다리밟기는 놀이로만 계속하고 싸움으로 승부를 내는 일은 없으나, 기와밟기는 남성들 놀이처럼 격렬한 싸움으로 승부를 내는 데 특징이 있다. 기와밟기는 억세고 거칠고 강한 승부욕을 보여주어 전투적이고 서민적이며 남성적인 면이 있다.

기와밟기는 북부가 이기면 당년에 북부마을에 풍년이 들고 남쪽마을은 흉년이 들며, 그와 반대로 남쪽이 이기면 남쪽마을이 풍년이 들고 북쪽마을에 흉년이 든다고 전한다. 1941년의 민속놀이 조사자료에 의하면, 기와밟기가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정읍 · 고창 · 부안에도 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1971년에는 임실에도 전승되고 있어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한 바 있다.

안동의 놋다리밟기, 의성의 기와밟기와 전북지방의 기와밟기가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전북지방에서도 기와밟기의 기원에 대해서 “옛날 난리를 만나 공주가 피난길에 하천을 건너게 되어 마을여인들이 허리를 굽히고 인다리(사람다리)를 놓아 건너게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하는 것으로 보아 경상도에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놋다리밟기

참고문헌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남·전북·경남·경북편-(문화재관리국, 1969∼1974)
『한국민속학논고』(임동권, 집문당, 1978)
『한국민속대관』 4-세시풍속·전승놀이-(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1982)
『朝鮮の鄕土娛樂』(朝鮮總督府, 1941)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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