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는 1972년 시행된 헌법 제8호에서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정 전반에 대한 국가긴급권이다. 긴급조치는 헌법적 근거가 있으므로 입헌적 국가긴급권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기한의 제한도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정지시키고 정부나 법원에 대하여 특별 조치를 할 수 있는 비상권임에도 국회는 해제 건의권만 가지며 사법심사에서마저 제외되는 독재적 권력의 폐해가 너무 커서 민주화 과정에서 폐지되었다. 실제로 취해진 주요 긴급조치들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서 현행 헌법에 따라 위헌으로 선언되었다.
전쟁 · 내란 · 경제공황 · 자연재해 등 평상시의 헌법 질서에 따른 정상적인 권력 행사 방법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비상사태를 수습함으로써 국가의 존립과 헌법 질서를 보장하기 위하여 긴급하게 예외적 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국가긴급권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긴급명령이나 계엄선포 등이 국가긴급권으로 채택되는데 10월유신에 따라 헌법 제8호로 제정된 유신헌법의 긴급조치는 한국 헌정 사상 도입된 가장 강력한 대통령의 국가긴급권이다.
국가긴급권은 ‘입헌적’ 국가긴급권과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으로 구별된다. 입헌적 국가긴급권은 주권자가 헌법에 명문으로 요건과 한계를 규정하여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예외적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그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은 헌법에 명문의 근거를 두지 아니한 것으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견해와 인정하지 않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4년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4항 위헌제청사건에서 해당 법률을 “헌법을 부정하고 파괴하는 반입헌주의, 반법치주의의 위헌 법률”로 선언하여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부정하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유신헌법 제53조는 대통령에게 “천재 · 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 · 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 “내정 · 외교 · 국방 · 경제 · 재정 · 사법 등 국정 전반에 걸쳐 필요한 긴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1항]. 이 조치에 헌법상 기본권을 잠정적으로 정지하거나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 조치를 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제2항]. 긴급조치에 대한 절차적 제한은 국회에 지체 없이 통고하도록 하는 것과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긴급조치의 해제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하는 것이다[제3항 및 제6항]. 또한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에서 제외된다[제4항]. 유신헌법의 제정을 주도한 박정희 대통령은 1974년 1월 8일 긴급조치 제1호를 시작으로 총 9차례 공포하였으며 그 주요 내용은 유신헌법의 개정과 관련한 활동의 금지이다.
제헌헌법은 국가긴급권으로 대통령의 긴급명령권과 긴급재정처분권 및 계엄선포권을 규정하였고, 이후 계엄선포권은 큰 변화가 없으나 나머지 긴급권은 변화를 겪었다. 제2공화국 헌법은 긴급명령권을 폐지하고 긴급재정명령 · 처분권을 두었으나, 제3공화국 헌법에서 긴급명령권을 부활시켰고, 유신헌법에서 긴급조치권으로 사실상 대통령의 독재권이 도입되었다. 제5공화국 헌법에서 긴급조치권은 요건이 엄격하게 결부된 비상조치권으로 조정되었으나 이마저도 현행 헌법에서 폐지되고 긴급명령권, 긴급재정경제명령 · 처분권이 부활하였다.
국가긴급권의 핵심적 기능은 비상사태를 맞아 입헌주의를 일시적으로 정지하여 권력의 집중을 허용하거나 기본권에 대한 예외적 제한을 허용함으로써 입헌주의를 회복하는 것이다. 국가긴급권의 제도적 연원은 고대 로마 공화정의 독재관[dictator] 제도에서 찾을 수 있는데, 원칙적으로 6개월을 넘지 않는 한시적 기간 동안 원로원에 의해 임명되었다. 중세 이후 국가긴급권은 마키아벨리, 로크, 루소와 같은 사상가들에 의해 이론화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헌법 등에서 제도화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유신헌법 일부 조항과 긴급조치 등이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훼손하는 데에 대한 반성에 기초하여” 현행 헌법에 따라 구체적 긴급조치들을 판단할 때 국가긴급권이 갖는 내재적 한계를 일탈하거나 헌법개정권력의 행사와 관련한 참정권,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대법원도 2010년에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가지지 못한 것으로써 ‘법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특히 긴급조치 제1호가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유신헌법 자체뿐만 아니라 현행 헌법에 비추어보더라도 위헌이라고 판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