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청풍(淸風). 자는 백고(伯高) 또는 자정(子靜), 호는 본암(本庵) 또는 진재(眞齋). 할아버지는 참판 김희로(金希魯)이고, 아버지는 시직(侍直) 김치만(金致萬)이며, 어머니는 홍석보(洪錫輔)의 딸이다. 동생이 김종수(金鍾秀)이며, 민우수(閔遇洙)의 문인이다.
어려서부터 사부(詞賦)에 능하여 문명이 있었고, 1741년(영조 17) 생원이 된 뒤부터는 성리학자로 알려졌다. 1776년 지평(持平)에 이어 장령(掌令)·경연관을 역임하였다. 이에 1778년 학행으로 천거되어 장령이 되고 경연관을 거쳐 자의(諮議)에 이르렀다.
영조대 임오화변(壬午禍變) 때에는 장헌세자(莊獻世子: 思悼世子)를 궁지에 몰아넣은 홍계희(洪啓禧)·김상로(金尙魯) 등의 모의에 가담하였다. 또, 김종수가 벽파(僻派)인 김구주(金龜柱)와 일당이 되자, 행동을 같이하여 장헌세자의 장인인 홍봉한(洪鳳漢)을 공격하였다.
그 뒤, 김구주 일당이 제거되자 원빈(元嬪)의 오빠인 세도가 홍국영(洪國榮)을 따랐다. 다시 원빈이 죽고 홍국영이 물러나자 소를 올려, 그에게 기만당하였다고 변명하는 등 보신에 급급하였다.
후세 학자들은 권력에 추종하는 이같은 정치적 행적을 비난하여, 유자(儒者) 또는 선비로 자칭하면서도 유가(儒家)의 진의(眞義)를 해치고 국가의 흉화와 세도의 극치를 초래하는 역할에 가담하였다고 평하였다. 저서로는 『본암집(本庵集)』이 있고, 편서로 『가례집고(家禮集考)』·『청풍세고(淸風世稿)』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