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서울지역에서 동제(洞祭)의 대상신으로 모셔진다. 나라를 위하여 용맹을 떨치고 공로를 크게 세웠음에도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그의 원혼을 달래기 위하여 신으로 받들게 된 듯하다.
남이 장군 신앙은, 원혼이 강한 귀신을 반드시 모셔서 위해야만 탈이 나지 않는다는 소극적 금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한편 생전에 위엄 있는 장군이었다는 점에서 잡귀를 쫓을 수 있는 주력(呪力)이 있다고 믿기에 모시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잡귀를 쫓아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으로 믿어지기도 한다.
남이 장군이 요귀를 쫓아냈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는 장군신으로서의 위용과 관련 있는 속신을 나타낸다. 남이 장군이 무술을 닦던 시절 동네 청년들과 연을 날리고 있었다. 그 때 한 하녀가 광주리에 감을 이고 가는데 그 감 위에 요귀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남이의 눈에만 보인 것이었다.
남이는 ‘저 감을 먹는 사람은 죽겠구나.’ 생각하고 그 하녀를 따라 집안에 들어가니, 주인집 딸이 금방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딸의 목을 누르고 있는 요귀를 보고 남이가 호통을 치자 요귀가 달아나고, 주인집 딸은 소생하였다고 한다.
남이 장군신은 중부지역 무속에서 최영(崔瑩) 등 원한이 강한 장군을 신으로 받드는 맥락과 일치하는 것으로, 많은 장군 가운데에서 이러한 장군들이 신격화되어 모셔진 데는, 생전의 업적이나 충정이 있고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억울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서울특별시 성동구 사근동, 용산구 용문동·도원동 등에 사당이 있으며, 제의는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마을 주민들에 의한 유교식 제사나 무당의 당굿으로 행해지는데, 대개는 유교식 제사로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