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지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김수민(金壽民)이 지은 한문소설.
작품/문학
창작 연도
1757
간행 연도
1987
작가
김수민(金壽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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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내성지」는 조선 후기에 김수민(金壽民)이 지은 한문소설이다. 조선의 단종과 충신 열사들, 명나라의 건문황제와 충신 열사들이 지금의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인 강원도 내성에서 만나 역사적 사건에 대해 토론하고 잔치를 열어 시를 짓는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은 주인공인 무명자가 꿈을 꾼 것으로 되어 있어 몽유록의 형식을 갖는다.

정의
조선 후기, 김수민(金壽民)이 지은 한문소설.
서지사항

한문 영인본.

영 · 정조 시대의 선비인 명은(明隱) 김수민(金壽民, 1734-1811)이 24살 때인 1757년(영조 33)에 창작하였다. 김수민의 문집인 『명은집(明隱集)』 권18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명나라 때 김씨 성을 가진 무명자(無名子)는 평소 『 춘추(春秋)』를 즐겨 읽었고, 명산대천을 유람하여 가슴을 넓혔다. 내성(奈城)에 이르러 산수를 두루 구경하면서 비분한 마음으로 시를 짓다가 관풍루(觀風樓)에 도착하여 꿈을 꾸게 된다. 꿈속에서 단종(端宗)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오며, 뒤이어 명나라 건문황제(建文皇帝) 역시 신하들을 데리고 온다. 두 임금은 시대상으로도 50여 년의 차이밖에 나지 않으며, 친족으로부터 왕위를 강탈당한 공통된 경험을 지니고 있었으므로, 서로 만나 자신들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며 울분을 토로한다.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하려고 오는 자들이 있을 것이라 하여 동문에는 방효유(方孝孺), 서문에는 성삼문(成三問)을 두어 충신만을 들여보내도록 한다.

동 · 서문을 통하여 170여 명에 달하는 인물들이 들어온다. 단종의 일과 관련하여 계유정란, 사육신 사건, 금성대군(錦城大君) 사건 등에 연루된 사람들이 망라되며, 신분상으로도 황보인(皇甫仁) · 김종서(金宗瑞) 등 재상에서부터 엄흥도(嚴興道)와 영월 군민들, 건문황제의 일과 관련된 어부, 나무꾼, 품팔이꾼, 불승 등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충신 열사들이 모인 다음, 시연(詩宴)이 베풀어진다. 시연이 무르익을 즈음 단종의 사건에 연루되어 희생된 남효온(南孝溫), 김종직(金宗直), 김일손(金馹孫) 등이 찾아온다. 이들에 이어 영월 군수, 정선 군수, 연좌로 인해 죽은 사람들, 동학사 초혼기에 기록된 인물들이 연회에 참석한다. 자리가 정리되자, 이번에는 왕과 신하들이 당시의 사건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회포를 진술한다. 각 인물들이 자신의 행적을 말하고, 왕이나 무명자 및 그 밖의 사람이 행적을 말한 이에게 미진한 구석을 질문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또 역사 일반의 문제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데, 요순탕무(堯舜湯武)의 행위에 대한 비판이 주요 논제가 된다. 이렇게 토론이 마무리된 후, 또 한번의 시연이 베풀어진다. 각 인물들이 여기에 모여 나눈 이야기와 회포를 시로써 토로한다. 시연이 끝나자 모두가 떠나가고 몽유자인 무명자는 꿈에서 깬다.

의의 및 평가

작자는 젊었을 때 충(忠)과 의(義)에 격렬히 느낀 바가 있어 이 작품을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곧 18세기 초를 전후로 하여 전개된 단종복위운동의 참여자에 대한 복권의 공론 과정에서, 송시열을 필두로 한 서인 세력의 의리 정신 및 작자 자신의 춘추대의(春秋大義) 정신을 드러내고자 창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성지」는 ‘좌정(坐定)1-시연(詩宴)1-좌정2-토론(討論)1-토론2-시연2’의 순차적 구성에 의해 꿈속 세계를 서술하고 있다. 이는 곧 ‘좌정-토론-시연’의 서술 구조로 유형화된 몽유록(夢遊錄)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각각의 단락을 거듭 전개하여 확장시킨 것이다.

또한 400여 명이라는 방대한 등장인물 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종과 건문의 일에 관련된 모든 삽화를 작품 속에 수용하고 있다. 그렇기에 꿈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일정한 삽화와 연관된 인물들이다. 그리고 꿈속 인물들이 길게 대화를 주고 받는 부분은 인물평의 성격을 띤 토론 단락에 해당한다. 이는 다수의 인물들을 모아 놓고 토론하며 인물평을 했던 「 여와전」류 소설의 서사 전통이 수용된 것이다.

반면 역사 문제에 대한 토론은 인물평 중심의 서술 방식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성격의 토론 양상을 보여 준다. 특히 요순탕무에 대한 비판 부분은 「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에서 논쟁거리였던 것과 동일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원생몽유록」에서처럼 천도(天道)와 시세(時勢) 사이에서 망설이는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확고하게 유교적 이념을 관철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작가는 기(氣)의 운수에 의해 일시적으로는 하늘의 공도(公道)가 무너질 수도 있으나, 결국 기가 일(一)로 돌아가게 되면 이(理)가 회복된다는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주제 의식면에서 춘추대의의 명분론에 입각하여 단종의 일을 재평가하면서, 한때나마 명분에 어그러진 시세는 결국 유교적 합리성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식을 관철시키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유교적 대의명분을 보다 확고히 하려고 한 작가 의식의 측면에서 볼 때, 몽유록 양식의 사적인 전개 과정상 일정한 의의를 지닌다. 더불어 전대 몽유록의 서술 기법을 수용하면서도 몽유록의 전형적인 서술 구조에서 탈피하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 장편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몽유록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또 작품 속 몽유 공간인 내성은 '기억의 공간'으로 설정되는데, 이를 통해 공적 기억에 대항하고 단종의 여러 신하들에 대한 기억을 재구성 및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원전

『명은집』(보경문화사, 1987)
신해진, 『역주 내성지』(보고사, 2007)
장효현 외, 『교감본 한국한문소설 몽유록』(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7)

단행본

신재홍, 『한국몽유소설연구』(계명문화사, 1994)

논문

김정녀, 「<奈城誌> 의 양식적 특징과 그 의미」(『한국학보』 5, 우리한문학회, 2001)
김정녀, 「「奈城誌」의 공간과 기억의 재구성」(『민족문학사연구』 49, 민족문학사학회·민족문학사연구소, 2012)
손종태, 「『奈城誌』의 창작배경과 역사담론 연구」(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신해진, 「<내성지>의 창작동인 탐색」(『국학연구론총』 1, 택민국학연구원,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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