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 필사본. 규장각본은 53장, 장서각본은 32장으로 되어 있다. 김동욱(金東旭) 소장본(현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소장) 「여와시성회연록(女媧氏盛會宴錄)」은 여와가 문창의 덕을 칭송하는 부분까지만 있고, 후반부는 생략되었다. 장서각본에는 “신유년 파월 상한의 필셔하노라”라는 필사기가 있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고에 여와 낭낭이 화운동 태을단에서 천도를 강연할 때 삼황오제(三皇五帝)가 모여 연회를 즐겼다. 이 때 상산 황능묘에서 한 빛이 뻗치니, 현부열녀가 모여 삼황오제와 삼황오패(三皇五覇)가 칠웅(七雄)을 스스로 황제라 칭하고 창업연을 베풀고 있었다. 여와씨가 노하여 벼락으로 무찌르려 하였으나, 복희씨의 권유로 문일성군과 문창성군을 보내어 요얼(妖孽)을 평정하게 하였다.
임무을 맡은 두 성군이 황능묘에 이르러 보니, 현부열녀들이 곤룡포를 입고 옥띠를 두르고 있었다. 두 성군이 여자의 몸으로 성제와 명왕의 이름을 칭하니, 이는 대적이라 꾸짖고 여와씨의 분노를 전하였다.
최패염·정숙렬·사정목·조경아·소월영 등 스스로 황제라고 칭한 여자들의 덕행은 칭송하고 악행을 나무라며 옛 소임으로 돌아가기를 권하자, 모두 복색을 바꾸고 옥띠를 벗었다. 여자들 가운데 양판화와 윤가녀는 부처의 제자가 되었음을 책하여 머리를 깎아 내쫓고, 양태진·조비진의 무리는 옥에 가두어 요얼을 평정하였다.
옥황상제가 모든 선경을 조회받을 때 여와씨가 문창의 공적을 고하여 문창은 벼슬을 하사받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관음이 문창에게 과거에 불도를 배척한 것을 따져 물었다. 문창은 불도를 심하게 비판하고 괴이한 도로 천하를 더럽힌다고 비난하였다.
관음 자신도 일국 왕후로서 왕이 불도에 나간 뒤 나라사를 돌보지 않고 같이 출가한 일을 들어 나무랐다. 그러나 크게 불가를 침노한 적은 없으니 상관하지 말라 하니, 관음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허물을 깨우쳤노라 하였다.
문창이 삼강오륜이 불도의 근본임을 알라고 냉정히 충고하자 관음 곁의 행자가 대로하여 쇠막대로 문창을 내리쳤다. 문창이 오히려 행자의 머리에 붓을 박음으로써 제어하였는데, 관음도 그 붓을 제거하지 못하였다. 붓을 거둬들인 문창이 동화궁으로 돌아간 뒤, 요얼을 평정하고 불교를 물리친 것을 축하하여 연회를 베풀었다.
관음이 석가여래를 찾아가 법력으로 문창을 제압할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나 석가여래는 유교를 뒤따라 불교가 만들어졌고, 문창은 태고성인으로 도덕이 양교에 통하므로 불가에는 제어할 도리가 없으니, 다툴 뜻을 두지 말라고 하며 오히려 관음에게 유교 우위를 인정하였다.
이 소설은 이원론적 세계관을 채택한 작품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전반부는 지상에서의 일을 문제삼고, 후반부는 천상의 일을 문제삼고 있다. 지상에서 현부열녀의 반란이 일자, 천상에서 이를 평정하기 위해 특파된 문창은 뛰어난 재색과 덕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천상으로 복귀한다. 상제전에서 만난 관음과 불교에 관하여 설전을 벌여 제압하며 도술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문창은 선도와 유도를 겸비한 인물이다. 불교에 대한 강력한 배척을 나타내는 점은 다른 소설에서는 찾기 어렵다. 사건의 전개로 보아 문창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목은 ‘여와전’으로 되어 있다. 전반부와 내용이 같은 「여와시성회연록」이 있다는 점에서, 불교에 대한 강한 반발을 가진 필사자가 부연하여 창작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불가가 항복하니 기특하다고 한 결미도 이런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