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 7책. 국문필사본. 청나라 강희(康熙) 11년(1672) 무렵에 학시도인(寉市道人)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풍류」(혹은 醒風流奇傳)를 번역한 것이다.
「성풍류」는 현재 초각본(初刻本)으로 보이는 것이 중국 대련(大連)도서관에 있고, 서문이 없는 만각본(晩刻本)이 파리국립도서관에 있다. 대련도서관본을 저본으로 한 교점본(校點本)이 1984년에 중국의 요령성(遼寧省) 춘풍문예출판사(春風文藝出版社)에서 간행되었다. 장서각구장본 번역 소설과의 대조가 가능하다.
청간본(淸刊本) 「성풍류」는 모두 20회의 백화본 장회소설(章回小說 : 分章되어 있는 장편 연재 소설)로, 제1회의 서두에는 이 소설의 창작 의도를 밝힌 시와 논설이 실려 있다. 곧, 작가는 충렬(忠烈) 재자(才子)와 기협(奇俠) 가인(佳人)이 풍류 가운데에 윤리와 아주 밀접한 사실이 있음을 크게 깨우치게[猛醒]하는 고사를 이야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의 작가는 일반 재자가인 소설의 주인공들이 애정 편력을 할 뿐, 윤리 강상을 무시하고 있는 데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듯하다. 이 소설은 그만큼 명교(名敎 : 인륜의 가르침)를 중시하는 보수성을 띠고 있는 한편, 명나라의 멸망 이후 충군보국의 열정을 강조하게 된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송나라 경원(慶元) 때 절강(浙江) 가흥부(嘉興府)에 사는 매간(梅干, 자 傲雪)은 아버지 매복(梅馥, 자 挺庵)이 간신 한탁주(韓侂胄)의 계교로 처형되자, 유리 끝에 아버지와 동년(同年)인 조여우의 동서 풍낙천(馮樂天)의 집에 종으로 가장해 들어간다.
그러나 풍낙천이 병으로 죽은 뒤 매오설(梅傲雪)은 조여우에게 의탁하러 가다가, 한탁주가 패하고 자신은 신원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즈음 한탁주의 일당인 정송(程松)의 아들 정모안(程慕安)이 피해 와 있다가 풍낙천의 딸 풍숙(馮淑 : 閨英小姐)에게 반해, 풍낙천의 아우 풍외천의 탐욕을 이용해 혼사를 이루려 한다.
규영은 몸종 대월(待月)을 동방에 대신 보냈고, 매오설과 협객 맹종정의 우연한 도움으로 정모안 등의 손길을 벗어난다. 규영은 조여우의 아들로 칭해 거란 정책을 논한 대책을 올려 제일로 뽑히고, 여자임이 밝혀져 규합학사(閨合學士)에 임명된다.
매오설은 거란을 칠 모책을 올려, 맹종정과 충복(忠僕) 서괴(徐魁)와 함께 나가 싸워 큰 공을 세우고 우승상에 오른다. 조여우는 매오설과 규영을 맺어 주려 하나, 둘 다 옛 종과 주인이 혼인함은 명교에 어긋난다고 고집한다. 이에 천자의 칙지(勅旨)가 내려져, 천자가 주혼(主婚)하고 재상이 장가들고 규합학사가 남편을 맞는 경사가 이루어진다.
이 소설의 구성은 치밀하지 못한 편이다. 장서각본 「성풍류」는 장회를 나누지 않고 편의상 일곱 권으로 나누었으며, 각 권의 서두와 말미에 있는 시와 삽입시의 대부분을 삭제하였다.
또 본문 가운데 제9회(장서각본 3권내)에서 공차(公差 : 관이나 궁가에서 파견하는 使者나 관원)들이 주인공 매오설의 짐을 찾으러 객점에 가서 주인과 농하는 장면(연극에서 막간극, 茶番劇에 해당하는 부분)도 삭제하였다.
그리고 청간본에는 소설의 말미에 수장시(收場詩)로 ‘서강월(西江月)’ 조(調) 사(詞)를 싣고 있으나, 장서각본은 다음과 같이 보다 알기 쉬운 평어를 싣고 있다.
“이 ᄎᆡᆨ이 풍외텬(馮畏天)으로ᄡᅥ 사ᄅᆞᆷ의 탐욕을 딩계ᄒᆞ고, 뎡모안(程慕安)으로ᄡᅥ 사ᄅᆞᆷ의 망녕된 ᄉᆡᆼ각을 업게 ᄒᆞ고, 규영쇼져(閨英小姐)와 ᄃᆡ월(待月)노ᄡᅥ 사ᄅᆞᆷ의 디혜ᄅᆞᆯ 더으게 ᄒᆞ고, 됴여우(趙汝愚) ᄆᆡ오셜 ᄆᆡᆼ죵졍(孟宗政) 셔괴(徐魁)로ᄡᅥ 사ᄅᆞᆷ의 덕ᄒᆡᆼ 닷기ᄅᆞᆯ 힘ᄡᅳ게 ᄒᆞ니, 진짓 사ᄅᆞᆷ의 ᄆᆞᄅᆡ 졍케 ᄒᆞᄂᆞᆫ 긔특ᄒᆞᆫ 연의(演義)러라.”
장서각구장본의 편차와 청간본을 대조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① 본래의 8회와 15회분이 장서각구장본에서는 각각 별도의 권으로 분리되어 있다. ② 10회의 끝부분이 권을 달리해 4권 앞으로 넘어가 있고, 12회의 끝 부분도 5권 앞으로 넘어가 있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