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필사본. 끝부분에 그 내용이 하권으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으나, 후편으로 보이는 작품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은 불법을 숭상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남경 장안에 사는 원수선생은 백대제왕의 흥망사와 천문지리·풍운조화·만사길흉을 판단함이 귀신같다. 용왕이 변신을 하고 수궁 밖으로 원수선생을 찾아가서, 요즘 가뭄이 심한데 비를 점쳐 맞으면 황금 500냥을 주고 틀리면 원수선생의 머리를 베기로 약속한다.
용왕은 상제로부터 원수선생이 말한 것과 같은 시간에 그가 말한 것과 같은 양의 비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내기에 이기려고 비의 양을 줄여 내린다. 이에 옥제는 분노하여, 세민황제의 신하 위징에게 용왕을 처형하게 한다.
용왕은 자신이 처형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청을 들어주지 않는 세민황제에게 앙심을 품고, 그가 천하를 얻을 때 죽은 형제와 합심하여 황제의 꿈에 자주 나타난다. 그리하여 황제는 병들어 눕게 된다.
이에 원수선생이 비방을 쓰니 세 귀신은 황제를 괴롭히지 못하고, 염라대왕에게 가서 원수를 갚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염라대왕은 태종을 데려다 판결하기로 한다.
세민황제의 병세가 위중해지자 위징은 지부의 판관 최각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황제에게 주며, 그에게 도움을 청하라 한다. 세민황제가 죽고 혼령이 지부로 가서 최각을 만나 편지를 전해주니, 반기며 세민황제를 위해 일을 도모해주겠다고 한다.
염라대왕은 세 사람을 지옥에 가두고 세민황제는 최판관의 기지로 수명을 더 늘리어 세상으로 돌아가도록 한다. 황제는 세상으로 나오면서 지옥을 구경하고는 세상에 나가면 재물을 아끼지 말고 적선하고, 불법을 공경해야 된다는 것을 통감한다.
회생한 황제는 즉시 위징을 불러 은혜를 치하하고, 불전에 정성을 다하여 바치고자 불전공양을 화려하게 거행하였다. 이에 관음보살이 황제의 정성이 지극한 것을 보고 흡족해한다.
세민황제는 홍인대사의 공을 잊지 못하여 그를 삼장법사라 칭하고는 서역국으로 가서 팔만대장경을 가져오라는 성교를 내린다. 홍인대사는 도중에 손오공·사승·저팔계 등을 만나, 이들을 제자로 삼고 길을 떠난다.
이 작품은 이세민(李世民), 즉 당나라 제2대 황제인 태종(太宗)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였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저승에 다녀온 황제를 통하여, 불전공양을 지극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작품이다.
그러면서 작품의 분위기는 세민황제가 저승으로 가서 겪는 내용과, 삼장법사가 서역국으로 팔만대장경을 구하러가는 내용으로 이분되어 있다.
후반부는 삼장법사·손오공·사승·저팔계 등이 등장하는 「서유기」와 흡사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내용이 후편에 어떤 결말로 되어 있는지는 아직 알 길이 없다. 박순호(朴順浩)가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