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필사본·목판본·활자본. 필사본으로는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본(구 김동욱 소장본)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이 있다. 목판본으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도서관에 경성 한남서림(1921) 간행본을 포함하여 2본이 있고, 고려대학교 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는 각각 1921년과 1920년에 간행한 한남서림본이 있다. 활자본으로는 동양서시(東洋書市,1916)·신구서림·회동서관에서 발간한 것이 전한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나라 태종 때, 운수선생(雲水先生)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천문지리에 통달하여 과거와 미래에 대하여 잘 알았다. 어부들이 그가 점쳐 준 대로 고기를 잡으니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용왕이 대로하여 운수선생을 혼내고자 선비 복색으로 변장하고 찾아왔다. 선비로 변장한 용왕이 그에게 비가 언제 올 것인지 물었다. 운수선생은 이미 점복을 해보고 용왕이 자기를 죽이러 온 것을 알고 있었다.
운수선생은 용왕에게 “내일 진시(辰時)에 비가 오고 사시(巳時)에 뇌성이 치고 오시(午時)에 비가 오되 석자 세치나 올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용왕은 그 말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운수선생의 머리를 베고 그 말이 맞으면 자신의 머리를 내놓기로 하고 돌아갔다.
이 때 용왕에게 옥황상제의 칙명이 내려와 운수선생의 예언과 똑같은 그 시간에 그 양만큼 비를 내리게 하였다. 깜짝 놀란 용왕은 상제의 칙명을 어기고 더 많은 양의 비를 내린 후, 운수선생을 베려 하였으나 칙명을 어긴 죄로 천벌을 받게 되었다.
이에 용왕이 운수선생을 찾아와 목숨을 비니, 운수선생은 태종의 총애를 받는 위징(魏徵)이 내일 오시에 꿈 속에서 용왕을 베게 되어 있으니 그 시간에 위징이 낮잠을 자지 못하게 하라고 일러준다.
용왕이 태종을 만나 부탁을 하자 태종이 굳게 약속을 한다. 그러나 그 시간에 태종이 조는 바람에 위징 또한 낮잠이 들어 꿈 속에서 용왕을 베었다. 용왕이 꿈에 나타나 약속을 어긴 태종을 원망하니 태종이 죽기에 이르렀다.
한편, 태종의 정적이었던 건성(乾城)·원길(元吉)의 원혼이 용왕과 합세하여 염라대왕에게 태종을 송사하였다. 이에 태종이 염왕에게 불려온다. 위징이 지부에 있는 친구 최판관에게 태종을 환생시켜 달라는 편지를 써서 태종의 품에 넣는다. 최판관은 용왕·건성·원길을 지옥으로 쫓아보내고 태종의 수명을 10년 늘여 고치니 염왕이 빨리 돌려 보내라고 한다.
태종이 지옥과 극락을 두루 구경하고 지부에 없는 사과와 수박을 선물할 것을 약속한다. 불도를 닦아 극락에 가도록 일러주는 말을 명심하고 귀졸(鬼卒)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나오다가 태종이 돌다리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깨어난다.
지부에 약속한 사과와 수박을 보내기 위해 자살을 원하는 사람을 물색하던 중 성 밖에 사는 이춘영(李春英)이 지원한다. 이춘영의 품에 사과와 수박, 편지를 넣고 약을 먹이자 이춘영이 죽어 염왕에게 나아갔다. 염왕은 죽은 부인과 함께 환생하게 해달라는 이춘영의 소원을 듣고 그의 죽은 처 한씨와 함께 다시 돌려 보내준다.
한씨는 죽은 지 오래라 태어날 몸이 없으므로 태종의 누이 창원공주(昌原公主) 몸에 의탁하여 환생한다. 태종이 이춘영을 부마로 삼으니 부부가 다시 만나 해로하게 된다. 태종은 삼장법사(三藏法師)의 방문을 받은 후 궁내에 불당을 짓고 지성으로 불공하여 팔만대장경을 구해 오도록 하고 천하에 불법을 공포한다.
이 작품은 당태종이 저승을 왕래한 이후 불교를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의 불교계 소설이다.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여 환상을 보여줌으로써, 불교적인 입장에서 인간을 불행으로부터 행복으로 인도하려고 한 의도를 가진 작품이다. 여기서 특히 인간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지옥을 표현한 부분인데, 죄가 되는 행위들을 들어 지옥에서 받는 벌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동일한 소재를 다룬 「당태종입동명기(唐太宗入洞冥記)」라는 중국소설이 있으나 구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당태종전」을 「당태종입동명기」의 번안소설로 볼 수는 없다. 이 작품은 불교계 설화와 소설의 관계를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