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목판본·필사본·활자본. ‘금령전(金鈴傳)’, ‘능견난사(能見難思)’라고도 한다.
목판본은 모두 경판으로 28장본(국립중앙도서관본·대영박물관본)·20장본(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본, 舊 金東旭 소장본)·16장본(국립중앙도서관본·한국학중앙연구원 도서관본·서울대학교 도서관본·河東鎬 소장본·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본) 등 10여 종이 있다.
필사본은 31장본(고려대학교 도서관본)이 있고, 활자본은 신구서림(新舊書林, 1916)·조선서관(朝鮮書館)·세창서관(世昌書館)·회동서관(匯東書館, 1925)·경성서적조합(京城書籍組合, 1925) 등의 판본 10여 종으로, 모두 20여 종이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금방울의 탈을 쓴 금령이 남자주인공을 도와 괴수를 퇴치하고, 액운이 다한 뒤 탈을 벗고 둘이 부부가 된다는 설화적 요소가 짙은 전기소설이다.
명나라 초엽에 장원(張源)이라는 선비가 동해용왕의 아들을 구출해준 인연으로 부인이 잉태하였고, 열달 뒤에 아들을 낳아 해룡(海龍)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 뒤에 난리를 만나 피난길에 장원부부가 해룡을 버리자, 도적인 장삼(張參)이 해룡을 업고 강남고군으로 달아났다.
또, 김삼랑(金三郎)의 처 막씨(莫氏)는 효성이 지극하여 늙은 어머니를 지성으로 봉양하였는데, 어머니가 우연히 죽자 초막을 짓고 묘소를 돌보며 살았다. 그러던 중 어느날 꿈을 꾸어 옥황상제로부터 아이를 점지받고, 죽은 남편의 혼과 동침해서 금방울을 낳았다.
금방울은 신출귀몰하는 재주로 어머니를 도와 온갖 어려운 일을 해냈다. 이런 소문이 퍼지자 이웃의 무손(武孫)이 금방울을 훔쳐갔는데 불이 일어나 가재도구를 모두 불태웠고, 또 고을원님인 장원이 막씨를 가두고 금방울을 처치하려 하였으나 도리어 큰 혼만 당하여 금방울과 막씨를 풀어주었다.
하루는 장원의 부인이 병을 얻어 죽게 되었는데, 이 때 금방울이 보은초를 가지고 와 생명을 구해주었다. 이 인연으로 장원부부는 막씨와 의형제를 맺었고, 그 뒤로는 금방울이 장원부인과 막씨 사이를 오가면서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중 금방울이 장원에게 난리 중에 잃은 해룡의 모습을 그린 족자를 가져다준 뒤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 때 태조 고황제(太祖 高皇帝)가 난을 평정한 뒤 늙어서 금선공주(金仙公主)를 얻었다. 하루는 황후와 공주가 시비와 함께 달구경하다가 요귀에게 납치당하자, 황제는 공주를 찾아주면 천하의 반을 주겠다는 방을 써붙인다.
한편, 장삼이라는 도적의 집에서 자라던 해룡은 장삼의 아내 변씨(卞氏)의 학대가 심하여 어려운 일만 당하였는데, 그때마다 금방울이 나타나 그를 도와준다. 그러나 해룡은 구박을 못 견디어 변씨집을 나와 산중으로 들어갔는데, 금색털을 가진 머리 아홉 개의 요귀를 만나 위태롭게 된다.
이 때 금방울이 나타나 요귀에게 대신 먹혔다. 해룡은 금방울을 구하려고 간신히 굴 속을 기어들어가 금선수부라 하는 곳에 이르렀다. 그 앞에서 피묻은 옷을 빠는 시녀를 만나고, 그 시녀를 따라간 해룡은 시녀가 준 보검으로 요귀를 찔러죽인다.
그 요귀는 금터럭난 염이 돋친 짐승이었으며, 가슴을 파헤치니 거기서 금방울이 굴러나왔다. 납치되었던 공주와 시녀들을 모두 구하여서 돌아오니 황제는 해룡을 부마로 삼았다. 그즈음 북방의 흉노가 침범하니, 대장군이 된 해룡이 나아가 싸워 크게 이기고 개선하여 좌승상이 된다.
한편, 막씨는 금방울을 잃고 장원부인과 함께 슬퍼하였는데, 어느날 금방울이 돌아오자 기뻐한다. 하루는 꿈을 꾸었는데, 막씨와 장부인의 꿈 속에 선관이 나타나 딸과 아들을 각각 만나게 될 것이라고 일러준다. 이윽고 꿈을 깨니 금방울은 간 곳 없고 선녀가 앉아 있으니, 바로 금방울의 껍질을 벗고 나온 선녀였다.
다시 나라의 변방이 어지러워지자 해룡은 순무어사(巡撫御使)가 되어 전국을 돌다가 장삼의 묘에 제사지내고 다시 변씨 모녀를 만나 위로하였다. 또, 장원이 다스리는 고을에서 묵게 되는 날 밤에, 꿈 속에 백발노인이 나타나고 족자로 인연하여 드디어 부자가 상봉한다.
이에 황제는 금방울을 황후의 양녀로 삼아서 서울로 데려오고 날을 잡아서 해룡과 결혼시켰다. 해룡은 두 부인을 거느리고 부귀공명으로 일생을 누리다가 두 부인과 함께 승천하였다.
「금방울전」의 주인공 해룡과 「김원전(金圓傳)」의 김원이 똑같이 요귀를 죽이고 공주를 구출한다는 구성을 하고 있다. 또한 김원의 큰아들의 이름이 해룡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의 작가가 「김원전」을 모방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작품에 들어가 있는 머리 아홉 개 달리 요괴를 퇴치하는 삽화는 서구의 민담인 「용퇴치자(勇退治者)」·「곰의 아들」·「지하국대적퇴치설화」와 내용이 유사하다.
또한 소설작품으로는 중국의 「보강총백원전(補江總白猿傳)」·「진순검매령실처기(陳巡檢梅嶺失妻記)」·「신양동기(申陽洞記)」와 우리나라의 「최고운전(崔孤雲傳)」·「홍길동전」·「김원전」 등과 비교해 볼만하다. 금방울의 변신모티브는 「박씨전(朴氏傳)」에서의 박씨부인의 변신과도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여 여주인공 금령이 금방울모양으로 태어나서 벌이는 신기담을 흥미있게 전개해 놓은 전기소설이다. 이 작품의 가치관은 해룡과 금령의 ‘남녀결합’과 ‘부귀획득’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금방울전」을 쓴 작가의 가치관인 동시에 독자층의 행복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여주인공의 적극적인 활동과 남녀의 결합은 여성독자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요, 특권획득과 신분상승은 권력에서 소외된 피지배계층에 속하는 독자층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금령의 초월적인 힘은 미천하게 태어나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 많은 독자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고 고통을 덜어줄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