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필사본·활자본.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본 국문 필사본은 ‘오자서전’으로 되어 있고, 대창·한양 보급서원에서 1918년에 나온 활자본은 ‘오자서실기’로 되어 있다.
전반부의 축약본으로 김동욱(金東旭) 소장본(현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소장) 「오월춘추」가 있다. 필사본 「오자서전」에는 육십이 된 사대부가의 부인이 자손을 모두 경성에 보내고 적적함을 이기지 못하여 내밀한 심회를 절절하게 풀어 쓴 수필조의 긴 필사기가 첨부되어 있다.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운은 초나라 사람으로 자는 자서이며, 아버지는 오사이다. 초평왕이 며느리를 가로채 아들을 낳고 태자를 죽이려 한다. 오사가 이를 간하다가 큰아들 오상과 함께 죽음을 당한다. 오운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태자의 아들 승을 데리고 오나라로 도망간다.
사촌 요에게 왕위를 빼앗긴 공자광이 왕위를 빼앗으려 일을 도모하다가 오나라로 도망온 오운을 만난다. 오운이 오왕을 살해할 인물로 전저를 천거한다. 초평왕이 죽고 태자 신이 왕위에 오르자 혼란을 틈타 오나라는 초나라를 공격한다.
오왕의 형제와 아들이 모두 출전하여 오왕이 홀로 있을 때, 전저가 생선구이 속에 칼을 숨겨 들어가 오왕을 죽인다.
공자광이 왕위에 오르자 초나라 각완의 군대와 싸우던 전왕의 형제 엄여와 촉용이 도망한다. 비우극이 각완을 모해하여 자결하도록 하자, 각완의 아들 백비가 오나라로 도망하게 된다.
오나라 전왕 요의 아들 경기가 원수를 갚으려고 군사를 일으키자, 공자광은 오운이 천거한 오리를 시켜 경기를 죽인다. 오운이 초나라를 칠 것을 주장하므로 오왕은 손무를 시켜 군사를 조련시킨다.
당나라와 채나라가 초나라를 치다가 오나라에게 구원을 청하므로, 오나라는 대거 출전하여 공격한다. 초소왕이 달아나고 오왕은 초나라를 점령한다. 오운은 초평왕의 시신을 파헤쳐 시신을 잘라 원수를 갚는다. 초소왕은 수나라에 이르러 후일을 도모한다.
초나라의 신하 신운서가 진나라에 구원을 청하여 초소왕과 함께 쳐들어온다. 오운이 데리고 도망한 태자의 아들 승에게 큰 고을을 주기로 합의하고, 오·초 두 나라는 화친한다.
오왕의 태자 파가 죽으니 파의 아들 부차를 태자로 삼는다. 월왕 윤상이 죽고 구천이 왕위에 오르자, 상사(喪事)를 틈타 오왕이 월나라를 침략한다. 그러나 오왕은 구천의 계교에 넘어가 전사한다.
왕이 된 부차가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절치부심하다가 마침내 월나라를 쳐 이기고 구천 부부를 잡아온다. 백비의 농간으로 부차는 원수인 구천을 보내고 구천이 보낸 서시에게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는다.
오운이 여러 차례 오왕에게 간하자, 오왕은 오운을 미워하였고 오운은 마침내 자결한다. 월왕이 결국 오나라를 쳐서 멸명시키자 부차는 자결하고 백비는 월왕에게 죽음을 당한다.
이 작품은 「삼국지연의」가 인기를 얻고 등장인물 중 어느 한 인물의 일대기가 널리 읽힌 데 힘입어 창작된 작품으로, 중국소설 「초한연의(楚漢演義)」와도 관계가 있는 듯하다. 필사본의 필사시기가 신축(1901) 칠월로 되어 있고, 그후 활자본이 세 출판사에서 발행된 점으로 보아 1900년대까지도 널리 읽혔음을 알 수 있다.
필사본과 활자본은 내용이 조금씩 다른데, 필사본은 오왕 구천이 오운의 간언을 듣지 않자 오운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되어 있다.
역사적 인물인 오자서가 살았던 시기 자체가 풍운의 시대였지만, 이 작품은 개인이 시대의 조류에 말려들어 평안히 살지 못하는 모습과 개인이 시대를 격동하게 만드는 모습이 총체적으로 그려져 있어,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