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명(明)의 여소어(余邵魚, 생몰년 미상)로 복건성(福建省) 건양현(建陽縣) 출신이다. 그는 출판과 저술에 종사한 사람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자세한 이력은 전하지 않는다. 『열국지전』은 전체 223회로 구성된 장회소설(章回小說)이다. 이 소설은 『칠국춘추평화(七國春秋平話)』, 『진병육국평화(秦幷六國平話)』처럼 강사(講史) 화본(話本)의 형태로 전하던 이야기를 여소어가 『국어(國語)』 『좌전(左傳)』 『사기(史記)』 등을 참고하여 다시 소설로 만든 것이다. 『열국지전』이 간행된 뒤, 풍몽룡(馮夢龍)과 채원방(蔡元放)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열국지전』인 『동주열국지』를 만들었다. 따라서 『열국지전』은 여소어가 지은 『열국지전』과 풍몽룡과 채원방의 『동주열국지전』 둘로 구분된다. 이 책이 조선에 전래된 시기는 황중윤(黃中允)의 기록을 감안할 때 16세기 중 ·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후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旬五志)』를 비롯한 다양한 책에서 이 책의 제명과 이 소설을 읽었던 정황 등을 볼 수 있다.
번역본 『춘추열국지』는 『열국지전』의 축약번역본이다. 이 책은 원전의 내용 대부분을 번역하였으나 시사(詩詞)와 평(評)은 거의 생략했고, 일부 등장인물도 제외되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춘추열국지』는 20여 종으로 일반필사본, 세책본, 활판본의 형태로 전하며, 국립중앙도서관, 연세대학교,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일본 동양문고,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춘추열국지』는 상(商)나라의 마지막 왕이던 주왕이 미녀 달기(妲己)에게 빠져 나라가 멸망에 이르는 과정, 이에 주(周)나라가 세워지고, 이후에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로 중국이 분열되는 상황, 이 과정에서 출현한 여러 영웅들, 예를 들어 관중(管仲)과 포숙(鮑叔), 소진(蘇秦)과 장의(張儀) 등이 자신의 주군(主君)을 위하여 각축을 벌이는 장면, 마지막으로 이렇게 분열된 나라를 진시황(秦始皇)이 통일시키는 과정을 소설로 기술했다.
『춘추열국지』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소설이다. 그러나 역사서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달기, 그로 인한 멸망의 과정, 주나라를 위하여 활약한 여러 영웅의 모습 등을 주로 서술하고 있다. 이는 역사서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사실들을 소설로 형상화함으로써, 당대 역사를 부각하고 이를 통하여 소설 독자들을 확보하려 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글번역본 중국소설들을 읽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필사기를 보면, 대부분 독서의 목적을 중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교양이나 교훈을 얻기 위함이라고 항변한 경우가 많다. 이 소설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많은 사람에게 읽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