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진왕사화』는 전체 64회로 구성된 장회소설(章回小說)이다. 저자는 명(明)의 제성린(諸聖鄰, 생몰년 미상)으로 알려져 있을 뿐,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다. 판본은 명대(明代)와 청대(淸代)에 여러 번 간행되었으나 내용상의 차이는 없다. 이 작품은 『당진왕본전(唐秦王本傳)』, 『소진왕사화(小秦王詞話)』, 『진왕연의(秦王演義)』라는 제명으로도 불렸고, 당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번역본 『당진연의』는 축약번역본이다. 번역본에서는 시와 사를 대부분 제외하였고, 원전의 장회명(章回名)도 내용에 부합하는 부분에 번역자가 임의로 배치하기도 하고, 이밀(李密)의 휘하에 있던 장수 단웅신(單雄信)이 공주와 혼인하는 장면처럼 원전에 자세하지 않았던 부분을 새로 부연하기도 하였다.
『당진연의』의 조선 전래 시기는 『옥원재합기연(玉鴛再合奇緣)』 등에 이 책의 제명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18세기 중반에 유입된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까지 확인된 『당진연의』의 이본은 5종이며, 필사본, 세책본의 형태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일본 동양문고, 경희대학교와 영남대학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그 밖에 이 작품의 발췌번역본으로 방각본 『울지경덕전』이 있다.
『당진연의』는 수(隋)나라 말부터 당(唐)나라가 건국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소설 속에서 제시하고 있다. 당 태조 이연(李淵)이 건국 과정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던 일들, 건국한 뒤에는 왕권을 놓고 이세민(李世民)과 그의 형제들이 벌인 다툼의 과정, 이세민이 왕위에 등극해서는 동생을 비롯한 정적을 제거하는 과정 등을 서술하고 있다.
『당진연의』의 줄거리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수나라 말기의 시대적 혼란, 당나라의 건국 과정, 당 태종(太宗) 이세민이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모두 사실이다. 중국소설의 번역본을 읽었던 조선시대 사람들이 남긴 필사기를 보면, 한결같이 독서의 목적을 중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교양과 교훈을 얻기 위함이라고 적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독자들은 작품 속의 역사적 사실과 재미, 두 가지를 얻기 위하여 이 소설을 읽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