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전 ()

고전산문
작품
중국의 재자가인소설 『호구전(好逑傳)』의 번역본.
이칭
이칭
협의풍월전(俠義風月傳), 의협호구전(義俠好逑傳), 제이재자서(第二才子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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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중국의 재자가인소설 『호구전(好逑傳)』의 번역본.
구성 및 형식

한글필사본. 필사자 미상. 4권 4책(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중국 재자가인소설 『호구전(好逑傳)』(18회)을 번역한 책이다. 명교중인(名敎中人)이라는 사람이 지었다고 하나 자세히는 알 수 없다. 일명 『의협호구전(義俠好逑傳)』 『협의풍월전(俠義風月傳)』 『제이재자서(第二才子書)』라고도 한다. 규장각에 4권 4책으로 된 한문필사본 『호구전(好逑傳)』과 목판본 『의협호구전(義俠好逑傳)』이 있다. 목판본에는 “集玉齋, 帝室圖書之章(집옥재, 제실도서지장)”이란 인장이 찍혀 있다.

한글필사본은 이화여자대학교 소장본이 유일하다. 권1, 2는 4회씩, 권3, 4는 5회씩 총 18회가 수록되어 있다. 중국 원전을 충실하게 번역하였으나 줄거리 전개 및 인물 이미지가 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사(詩詞)나 묘사적인 단락들을 생략하였고, 대화문에서도 간결한 번역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원전에 없는 구절을 좀더 명확히 번역한 곳도 있고, 드물게 주인공의 행적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에서는 첨역도 하였다.

옥소(玉所) 권섭(權燮, 1671∼1759)의 문집 『옥소고(玉所稿)』에 모친 용인 이씨가 『호구전』을 비롯한 필사한 소설들을 가족들에게 분배하는 내용을 적은 글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에는 17세기 중반에 전래되어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

『호구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때 수려한 외모에 의협심이 강한 철중옥(鐵中玉)이란 수재가 살았다. 부친이 대쾌후(大夬侯)가 한원(韓願)의 딸을 첩으로 맞으려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을 고발하였다가 무고하게 투옥되자 철중옥은 한원의 아내와 딸을 구하고 대쾌후를 유폐시킨다. 이 일로 철중옥은 의협의 칭호를 얻지만 화를 입을까 우려하여 산동으로 유학을 떠난다.

한편, 병부시랑 수거일(水居一)이 파직되어 산동을 떠나 변방에 나간 사이, 동생 수운(水運)이 형의 재산을 탐하여 조카 수빙심(水氷心)을 과기조(過其祖)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수빙심은 기지를 발휘하지만 결국 함정에 빠지고 만다. 이때 마침 철중옥이 수빙심을 구하지만, 과기조의 음모로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소식을 들은 수빙심이 그를 집으로 데려와 지극 정성으로 간병한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 신뢰하고 존경하게 되었지만, 부모가 없는 집안에 남자를 들인 것이 큰 혐의라 여긴다. 이후 과기조가 다시 수빙심을 친압하려 하자 수빙심은 자결을 시도하고 철중옥이 그녀를 구한다.

또 철중옥이 사형 위기에 처한 장군 후용(侯勇)을 구해 준 것이 계기가 되어 수거일은 복직된다. 수거일과 철중옥의 부친 철영(鐵英)이 주선하여 두 사람은 혼인을 하지만 과거 간병의 일을 혐의로 여겨 동침하지 않는다. 과기조가 철중옥이 수빙심의 명교(名敎)를 해쳤다며 황제에게 참소하지만 황제는 수빙심이 처녀인 것을 확인하고 두 사람에게 다시 혼인을 명한다. 두 사람은 명교를 지킨 본보기로 칭송받는다.

의의와 평가

『호구전』은 의협심이 강한 철중옥과 지혜로운 수빙심이 혼사 장애를 극복하고 혼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재자가인소설에서 혼사 장애는 제3자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호구전』은 예(禮)를 중시하는 주인공 당사자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어 일반 재자가인소설들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17세기 조선에서는 봉건도덕 윤리관을 제일로 여겨 충효와 같은 윤리를 설파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적극 권장되었다. 『호구전』은 애정관계가 아닌 명교를 중시하는 두 사람의 처세에 초점을 두어 서술하고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규방의 여성들에게 재미와 교화(敎化)를 주는 독서물로 인식되어 받아들여졌던 듯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17∼18세기에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유럽에서도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참고문헌

『호구전』(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
『성풍류·호구전』(박재연·황선엽·김명신, 선문대학교 중한번역문헌연구소, 2001)
「《호구전》의 유입과 번역적 특징」(김명신·민관동, 『중국소설논총』37, 2012)
「17세기 재자가인소설의 수용과 영향: 『호구전』을 중심으로」 (박영희, 『한국고전연구』4, 1998)
「『호구전』 연구」(이혜순, 『이화논총』30,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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