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빙전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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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구성 및 형식

한글필사본. 필사자 미상. 전체 5권 5책으로 낙선재에 소장되어 있던 소설이다. 표지에는 ‘빙빙전(聘聘傳)’이라 쓰여 있다. 권5 마지막 부분의 「수월동몽유기」와 「가운화서」는 작품이 만들어진 경위를 적은 부록에 해당한다. 「가운화서」에 적힌 “만력 기사 계춘 회일에 병부상서 왕경유와 예부시랑 마충원은 기록한다.”라는 글의 ‘만력 기사년’은 존재하지 않는 연도이다. 실제로는 숭정(崇禎) 2년(1629)에 해당한다. 비록 작자의 허구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이 기록을 토대로 작품의 완성 시점을 1629년 이후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책의 권1은 김완진(金完鎭)이 소장하고 있으며 권2부터 권5까지 4책은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완산 이씨(完山李氏)의 『중국소설회모본(中國小說繪模本)』(1762)과 연경당(演慶堂) 『언문책목록(諺文冊目錄)』(1920)에 ‘빙빙전(聘聘傳)’ 서목이 보인다.

내용

『빙빙전』은 청년 재사(才士) 위붕(魏鵬)과 지복지혼(指腹之婚: 손가락으로 배를 가리며 혼인을 약속한다는 뜻으로, 임신부가 있는 두 집안에서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맺는 혼약을 이르는 말)을 맺은 빙빙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세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원나라 때 아버지를 일찍 여읜 위붕(魏鵬)은 신동으로 불릴 정도로 영특하였지만 여러 차례 과거에 낙방한다. 어머니 소부인(蕭夫人)은 위붕을 지복지혼을 맺은 가평장댁(賈平章宅)의 막부인(莫夫人)을 찾아가게 한다. 빙빙(賈雲華)의 미모와 글재주를 보고 반한 위붕은 그 집에 머물며 빙빙과의 정혼을 고대하지만 막부인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공교롭게도 위붕은 막부인의 양녀인 오씨와 정혼하고 과거에 급제한다.

위붕은 양주목으로 부임해 가던 도중 가평장댁에 들러 빙빙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선친의 유맹을 지킬 것을 언약한 뒤 헤어진다. 이후 위붕은 승상이 되고, 막부인은 둘째 부인으로 딸 빙빙을 허락한다. 이어 막부인의 권유로 위붕은 김씨를 셋째 부인으로 맞이한다. 부인 오씨는 투기를 부리다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지만 빙빙의 도움으로 풀려난다. 오씨는 빙빙과 위붕이 태어나기 전부터 혼인이 약속된 사이였음을 알게 되자 빙빙과 화해한다. 이후로 빙빙, 오씨, 김씨 등 처첩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자손은 번창한다.

의의와 평가

『빙빙전』은 『전등여화(剪燈餘話)』의 한 편인 「가운화환혼기(賈雲華還魂記)」와 내용이 비슷하지만, 권1 후반부터는 인명과 이야기 골격만 유사할 뿐 구체적인 서술 전개나 내용에서 다른 점이 많다. 예를 들면 「가운화환혼기」에서는 주인공 빙빙이 죽었다가 다른 여인으로 환생하지만, 『빙빙전』에서 빙빙은 죽지 않는다. 또한 『빙빙전』에 처첩으로 등장하는 오씨, 해춘, 동중선, 경선과 같은 인물이 「가운화환혼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가운화환혼기」가 주인공 위붕과 빙빙(가운화)을 중심으로 한 애정소설임에 반해 『빙빙전』은 기존의 줄거리에 처첩 사이의 쟁총담(爭寵談)이 첨가되어 있다. 「가운화환혼기」에 나오는 대담한 염정적인 묘사 역시 『빙빙전』에서는 모두 배제되어 가운화를 일부종사하는 열부(烈婦)로 그리고 있다. 때문에 정확한 원전을 알 수는 없지만 번역소설의 하나로 보는 견해도 있다. 즉 문언소설 「가운화환혼기」의 등장 인물과 줄거리를 모티프로 삼아 만들어진, 중국에서조차 일실된 재자가인소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8세기 국어의 특징을 잘 대변하는 고어가 많이 보이며 낙선재본 번역소설 가운데 연대가 오래된 작품 중 하나이다.

참고문헌

『빙빙전』(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빙빙뎐』(박재연, 학고방, 1995)
「『전등여화』와 낙선재본 『빙빙뎐』 연구」(박재연, 『중국소설논총』4, 1995)
「『빙빙전』 권지일」(김완진, 『한국문화』6,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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