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오륜(三綱五倫)은 유학에서 혈연적 · 사회적 · 정치적 인간관계를 규정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 실천윤리 원칙으로, 전한 시대 동중서(董仲舒)가 삼강오상설(三綱五常說)을 제시한 데서 시작하였다. 삼강오륜의 연원은 『사서삼경(四書三經)』에서 제시된 유가적인 도덕 이념과 역사적 일화에서 유래한다. 『서경』 「오자지가(五子之歌)」에서는 “저 도당(陶唐) 시대로부터 이 기주 지방을 소유하셨는데, 지금 그 도리를 잃어 기강을 문란하게 하여 끝내 멸망하는 데 이르렀다”고 하였다. 이 구절은 삼강(三綱) 가운데 군신(君臣)의 기강이 어지러워진 상황을 말하고 있다.
오륜(五倫)은 이미 맹자가 언급한 유학의 기본 실천윤리 원칙이다. 『맹자』 「등문공상(騰文公上)」에는 “사람에게는 도가 있다.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입고, 편안히 살면서 배움이 없으면 짐승과 별로 다르지 않다. 성인이 이를 걱정하여 설(契)을 사도(司徒)로 삼아 인륜을 가르쳤으니, 부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父子有親], 군신은 의리가 있어야 하고[君臣有義], 부부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夫婦有別], 장유는 서열이 있어야 하고[長幼有序], 붕우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朋友有信]”라는 오륜(五倫)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후대에 이르러 삼강(三綱)과 오상(五常)의 윤리를 형이상학화한 사람은 동중서로, 그는 삼강과 오상의 근원이 천(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삼강오상(三綱五常)을 함께 말한 사람은 동한의 마융(馬融)이며, 송대(宋代)의 주희는 천리(天理)가 드러난 것으로 이해하였다. 삼강(三綱)은, 임금은 신하의 ‘벼리[綱]’가 되고[君爲臣綱], 어버이는 자식의 벼리가 되며[父爲子綱],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된다[夫爲婦綱]는 세 항목이다. 오상은 맹자가 말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사성(四性)에 신(信)의 덕목을 더하여 말한 것이다. 결국 한대(漢代) 이후 정립된 삼강오상 개념이 송대에 이르러 삼강오륜으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송대 성리학이 확립되면서 주희가 『소학(小學)』에서 오륜의 실천 원칙을 설명하고 오륜을 강조하였다. 그는 오륜의 실천 원칙으로서 친(親), 의(義)[충(忠)], 별(別), 서(序), 신(信)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였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1431년(세종 13) 집현전 부제학 설순(偰循) 등은 삼강의 모범이 되는 충신 · 효자 · 열녀 105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행적을 칭송하는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를 편찬하였다. 『삼강행실도』 한문본에 이어 성종 때에는 이를 간추린 언해본이 만들어졌고, 이후 누락된 사례를 보충한 속편으로 『속삼강행실도』가 간행되었다. 또한 삼강에 이륜(二倫)을 보충하려는 시도로 『이륜행실도』가 편찬되었으며, 임진왜란 이후에는 한국인의 사례만을 방대하게 모은 『동국신속삼강행실도』가 출간되었다. 이후 삼강과 이륜을 종합한 성격의 『오륜행실도』로 이어지며 형식상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797년(정조 21) 이병모(李秉模) 등이 『삼강행실도』에 『이륜행실도』를 덧붙여 『오륜행실도』를 편찬한 것이 그 예이다.
조선 전기에 편찬된 『삼강행실도』를 비롯한 여러 행실도는 ‘예치(禮治)’를 위해, 즉 추상적인 원리인 ‘ 예(禮)’를 백성들에게까지 전파하고자 막대한 국고를 들여 간행되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이러한 행실도가 지니던 보편적 원칙 전달 매체로서의 지위는 점차 『소학』에 의해 대체되었으며, 『오륜행실도』는 『소학』을 보조하는 텍스트로 격하되었다.
정약용에서 최근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삼강행실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정약용은 『삼강행실도』가 강조하는 효 · 충 · 열이 실제로는 일반 백성들에게 가문의 영광이나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미끼로 한 일종의 ‘거래’였다고 비판하였다. 최근 일부 연구자들 역시 이를 ‘약자에게 가해진 도덕의 폭력’, ‘자기 파괴적 효행 심리’, ‘유교 윤리의 강요와 모방’ 등으로 규정하며, 『삼강행실도』와 유교 윤리 전반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재평가하고 있다.
한편, 신정근은 현대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삼강오륜을 제시하였다. 그는 기존의 권위적이고 순종적인 성격의 삼강오륜을 ‘구삼강오륜(舊三綱五倫)’으로 보고, 이를 대체할 ‘신삼강오륜(新三綱五倫)’을 새롭게 구성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삼강은 민위국강(民爲國綱), 인위사강(人爲社綱), 인위호강(人爲互綱)이며, 신오륜은 인인유친(人人有親), 노사유의(勞使有義), 소생유경(消生有敬), 민관유혜(民官有惠), 국국유신(國國有信)이다.
삼강오륜은 본래 중세 사회에서 사회적 역할과 유학적 책임의식을 제시하는 실천 원칙이었지만, 현대사회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윤리적 맥락에 적용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신삼강오륜은 개인 간 관계, 사회적 유대, 국가에 대한 의무, 남녀의 평등한 구별, 신뢰 사회 구현 등 현대적 가치에 맞춘 재해석이 필요하며, 미래 지향적인 논의를 진전시킬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