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香娘閣氏千里速去(향랑각시천리속거)’라고 부적을 쓰며, 기둥이나 벽·서까래 등에 거꾸로 붙인다. ‘향랑각시’는 흔히 ‘노낙각시’라고 하는데, 노래기를 여성에 비유하여 그렇게 부르는 것이고, ‘천리속거’란 먼 곳으로 빨리 가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관습적으로 2월 초하루가 되면 각 가정에서는 집 안팎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이때 노래기를 쓸어내는 일도 함께 한다. 노래기는 겨울이 지나고 2월쯤 되면 나오기 시작하여 마루나 방에까지 들어오는데, 냄새가 나고 발이 많이 달려 있어서 보기에도 흉하다. 그러나 청소를 잘해도 땅 속의 거름이 썩은 곳에서 계속 나오므로, 노래기를 없애는 방술로 청소를 깨끗하게 한 다음 부적을 붙이는 것이다.
부적은 대개 붉은 글씨로 쓰나 검은 먹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부적을 붙이면 노래기가 먼 곳으로 달아나 없어진다고 믿어 왔다. 민간에서는 불길한 것을 멀리 쫓을 때에는 흔히 ‘속거천리’라는 용어를 썼으며, 더욱 강조할 때에는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이라는 말을 더 첨가했다. 즉, 법으로 퇴거할 것을 명령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래기를 없애는 데 율령을 내세워 급히 사라질 것을 명령한 것은 노래기가 매우 귀찮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부적을 붉은 글씨로 쓰는 것은 붉은 글씨가 양색(陽色)으로 악귀를 구축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기둥이나 추녀 끝에 붙이는 것은 그곳의 나무나 짚이 썩어서 노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경도잡지≫에도 이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아 그 유래가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농촌에 초가집이 거의 없어짐에 따라 노래기의 발생이 줄어들게 되어 이 풍속도 사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