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풀이라는 이름은 닥나무로 한지를 제조할 때 호료(糊料)로 사용하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학명은 Hibiscus manihot L.이다. 우리나라에 전파된 침입외래식물로서 1∼1.5m이고 털이 있으며 원줄기가 곧추 자라고 가지가 없다.
잎은 어긋나며 자루가 길고 엽신(葉身)은 5∼9개로 깊게 갈라지며, 열편(裂片)은 피침형 또는 도피침형(倒披針形)이고 윗부분에 톱니가 약간 있다. 꽃은 8∼9월에 연한 황색으로 피고 중심부는 흑자색이며, 원줄기 끝에 총상(總狀)으로 달리고 밑부분의 것은 엽상포(葉狀苞)이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포는 작아진다.
과실은 삭과(蒴果: 여러 개의 씨방이 있는 열매)로 긴 타원형이며, 5개의 뭉툭한 능선과 더불어 거친 털이 있고, 종자는 원숭이의 머리와 같은 모양이다. 닥풀은 뿌리에 점액이 많기 때문에 제지용 호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재배한다.
닥풀은 한지 제조에 불가결한 것으로서 지통(紙桶)에서 지료액(紙料液)이 점성을 가지고 긴 섬유가 침강(沈降)하는 것을 방지하며, 발 위에서 물이 흐르는 속도를 조절하고 초지(初紙)를 용이하게 하여 지질을 고르게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지상판(紙床板) 위에 쌓아 놓은 종이가 압착한 뒤에도 붙지 않고 다만 초지할 때만 쓰이는 미묘한 구실을 하는 것이다. 또한, 원망식초지기로 얇은 종이를 뜰 때도 이 닥풀을 사용하면 쉽게 얇고도 균일한 종이를 뜰 수 있다.
닥풀의 뿌리는 갈락토오스·엘라므노오스·갈락톤산 등의 점액질을 함유하고, 종자는 지방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산의 주성분인 팔미트산·스테아르산이 있다. 그 밖에 닥풀의 뿌리는 진해(鎭咳), 점활약으로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