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6책. 필사본.
1765년 11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저자의 작은아버지 억(檍)이 삼절연공 겸 사은사(三節年貢兼謝恩使)의 서장관(書狀官)으로 연행할 때 그를 수행하면서 견문한 바를 일기체가 아닌 주제별로 나누어 기록하였다.
책별 목차와 내용을 보면, 제1책의 목차는 오팽문답(吳彭問答)·장주문답(莊周問答)·유포문답(劉鮑問答)·아문제관(衙門諸官)·양혼(兩渾)·왕거인(王擧人)·사아곽생(沙阿郭生)·십삼산(十三山)·송거인(宋擧人)·포상(鋪商)·태학제생(太學諸生)·장석존(張石存)·갈관인(葛官人)·금포유생(琴鋪劉生) 등 이다.
주로 관제·과거제·풍속·음악과 서화 등에 관한 설명, 관상대·천주광의 관람, 천주학·서양서·역법·안경·망원경·자명종 등 서양 문물에 관한 고찰, 정상(鄭商)·황상(黃商) 등 조선과 무역에 종사하는 상인에 관하여 기록하였다.
제2책의 목차는 번이수속(藩夷殊俗)·납조교(拉助敎)·등문헌(鄧汶軒)·손용주(孫蓉洲)·무령현(撫寧縣)·정녀묘학동(貞女廟學童)·송가성(宋家城)·손진사(孫進士)·주학구(周學究)·왕문거(王文擧)·희원외(希員外)·백공생(白貢生)·연로기략(沿路記略)·경성기략(京城記略) 등 이다.
주로 유구인(琉球人)·몽고인(蒙古人)·대비인(大鼻人)들의 기질·풍습과 대담 내용, 승려·공생(貢生)·마부·행상·세리(稅吏)들과의 일화, 가례·실학 등에 관한 견해, 연경(燕京)·심양(瀋陽)·산해관(山海關) 등 중요 지역의 풍속, 지리적 환경, 산업 등에 관한 것이 실려 있다.
제3책의 목차는 망해정(望海亭)·사호석(射虎石)·반산(盤山)·이제묘(夷齊廟)·도화동(桃花洞)·각산사(角山寺)·봉황산(鳳凰山)·경성제(京城制)·태화전(太和殿)·오룡정(五龍亭)·태학(太學)·원명원(圓明園) 등 35항으로 되어 있다. 주로 쑤저우(蘇州)·산하이관·뤼산(閭山)·북경(北京) 등 주요 지역에 대한 유람기이다.
제4책의 목차는 환술(幻術)·장희(場戱)·시사(市肆)·사관(寺觀)·음식·옥택(屋宅)·건복(巾服)·기용(器用)·병기·악기·축물(畜物)·유관하정(留館下程)·재부총략(財賦總略)·포은(包銀)·탁장(橐裝)·노정(路程) 등으로 되어 있다. 주로 일상의 특징적인 풍물·양금(洋琴)·대소기물·세곡량(歲穀量) 등에 관한 기록과 경성에서 북경에 이르는 노정표가 실려 있다.
제5·6책은 뚜렷한 목차는 없으며, 그 내용은 북경에 머무르면서 강남출신(江南出身) 학자 엄성(嚴誠)·반정균(潘庭筠)·육비(陸飛) 등과의 필담·왕복서간들을 날짜순으로 기록하였다.
그 내용은 주로 양명학과 주자학·불교와의 관계, 중국과 조선의 가례에 대한 토론, 시·화 및 풍류 생활에 대한 대담, 교환된 시·부(賦)·기(記)들을 모두 수록하였다.
저자는 북학파 학자로서 위의 견문 내용은 그의 실학사상을 체계화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후학들에게도 크게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 및 북학의 학문 체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담헌서≫에 있는 <연기 燕記>와 내용은 거의 비슷하나 편차(編次)가 약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