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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 / 덕수궁 준명당
도배 / 덕수궁 준명당
주생활
개념
종이로 벽이나 반자를 바르는 일을 가리키는 주생활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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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종이로 벽이나 반자를 바르는 일을 가리키는 주생활용어.
내용

완성된 한옥에서 도배하여 치장할 부분은 상당히 많고, 자리와 쓰임에 따라 도배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이다. 도배는 궁실(宮室)이나 사묘(祠廟)·관청·사원(寺院) 등에서 권위를 상징하는 치장으로, 기둥이나 보 등에 비단을 감아서 장식하던 것에서 그 시원을 찾을 수 있다.

조영하는 전각의 수가 적을 때는 비단으로 감아도 감당이 되었다. 그러나 필요한 전각들이 늘어나면서 비단으로 다 치장하는 일은 차차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나무에는 채색을 하기 시작하고, 담벼락에는 도배하는 방편이 강구된 것이다.

담벼락이 붙박이 시설로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살림집이나 전각에서는 기둥 사이의 주간에 방장(房帳)을 늘이고 사는 일이 일반적이었다. 귀족이나 부잣집은 두 겹, 세 겹으로 방장을 늘이던 관습에서 담벼락에 비단을 바르는 일이 큰 어려움은 아니었다.

이 시기는 아직 반자도 구들시설도 살림집 거처[居處房室]에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벽만 바르면 되었다. 문짝도 창도 통나무였으므로 아직 도배는 필요없었다. 그 뒤 한옥이 완성되면서 종이 공급도 비교적 원활해졌다. 18, 19세기에는 도배지의 생산과 공급이 활발하였으며 벽지의 가공도 있었다.

능화판(菱花板 : 마름꽃의 무늬를 박아내는 목판)이나 보판(褓板)처럼 압인(押印)·날염(捺染) 등의 여러 가지 기법을 응용하여 무늬와 색채가 있는 벽지를 생산하였다. 벽장이나 두껍닫이에 붙일 그림을 인쇄하거나 그려서 다량으로 공급하였다. 도배가 살림집 치장으로 일반화되면서 도배지를 취급하는 지전(紙廛)은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안방을 도배하는 데는 여러 가지 재료가 이용되었다. 각장지(角壯紙)를 쓸 수 있는 부잣집이면 몰라도 기름을 먹인 장판지를 살 형편이 아니거나 뛰노는 아이들의 날카로운 발끝에 견디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집에서는 베[麻布]를 발라서 기름을 먹이거나 콩댐을 하였다.

1900년대 이후 광목이 나오면서는 그것으로 장판을 바르는 집이 많았다. 또, 호사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주인이나, 곰살궂게 자기 손으로 무엇인가 하는 사람은 장판지 대신에 아직 푸른 기가 있는 솔방울을 따다가 송진을 덮어 발그스레하게 꾸미기도 하였다.

그 색조가 마치 밀화나 호박 같아서 보기에 좋고 윤기가 뛰어나서 귀중하게 여겼다. 벽에 도배하는 벽지는 두꺼운 맹지(盲紙)를 썼다. 이것은 여러 겹의 종이를 덧붙여서 만드는데, 여러 가지 무늬를 찍거나 날염 또는 색을 넣어 다양하게 꾸몄다.

그 밖에 백수백복(壽·福자를 백가지로 변형해가며 꾸민 무늬)을 인쇄하거나 그린 벽지도 등장하여 인기를 끌었다. 벽지는 벽체, 두껍닫이, 맹장지, 불발기 문짝, 벽장문, 반자를 바른다. 맹장지는 낮에라도 외기(外氣)를 막아야 할 때 이용되었다.

이것은 닫으면 벽체와 마찬가지의 감각을 느끼게 하며, 창문에서 들어오는 광선을 차단하므로 아늑한 느낌을 준다. 반자에 바르는 종이는 무늬나 색조에서 벽지와 다르게 하는 수도 있어, 종이반자나 고미반자에서 색색의 종이를 엇갈리게 붙이는 방법도 있었다. 이는 규방(閨房)의 치장법이라 할 수 있다.

선비의 사랑방에서는 담백하게 바르거나, 다 본 책을 해체하여 책장을 펼쳐 도배하기도 하고, 연습한 붓글씨 쓴 종이를 바르기도 하였다. 명장지[明障子]와 불발기창에는 창호지를 바른다. 햇빛·달빛이 들어와 방안을 밝힌다는 의미와 외기와의 통풍이 고려된다.

잘 짓는 집에서는 미닫이 밖에 띠살의 덧문을 달고 덧문에도 창호지를 바른다. 손재주 있는 사람들은 창호지에 색지를 오려 바르거나 꽃·잎 등을 발라 장식하였다. 명장지와 더불어 갑사(甲紗)·모시 등을 바른 사창(紗窓)을 달기도 하였다.

이것은 여름철에 모기의 침입을 막고 시원한 바람이 통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가장 고급스러운 도배에 속하였다. 이밖에 도배한 종이가 강인하고, 표면이 유지되도록 기름을 먹이거나 마전하는 기법도 있었다.

참고문헌

『한국의 살림집』(신영훈, 열화당,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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