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 필사본으로 9폭의 지도첩(地圖帖)에 전국도(全國圖)와 도별도(道別圖)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 나라 최초로 축척이 표시된 지도이다.
도별도는 약 42만 분의 1 축척으로 여덟 장을 합치면 전국 지도가 된다. 도별도는 각 도를 한 장의 지도에 그렸으나, 지면 관계와 도의 크기로 인하여 함경도는 남도와 북도가 각기 1매로 되어 있고, 경기도와 충청도는 합하여 1매로 되어 있다. 함경북도 도폭의 오른쪽 아래에는 여백을 이용하여 지도를 만들게 된 동기와 범례가 실려 있어, 이전의 지도가 지녔던 결점과 지도 제작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① 이전의 지도들은 도리(道里)의 원근과 방위가 부정확하여, 정확한 지도 작성을 위하여 백리척을 사용하였다. ② 각 도를 이으면 전도(全道)가 되도록 같은 축척에 의하여 그렸다. ③ 평탄한 곳과 지형이 험준한 곳은 축척의 비가 같지 않게 하였다. ④ 채색으로 도별(道別) · 성읍(城邑)을 구분하였고, 수륙의 도로, 좌우도의 경계, 봉수(熢燧)와 역 등을 식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 지도의 가장 큰 특징은 축척의 개념을 뚜렷이 한 점이다. 즉, 100리를 1자[尺]로, 10리를 1치[寸]로 표시하고, 산지에서는 1자가 120리 또는 130리를 표시하게 하였다. 또한, 제척(梯尺=축척)을 세로로 그리고, 그 옆에 ‘백리척(百里尺)’이라 기록하였다. 그 제척의 실제 거리는 9.5㎝이므로 100리를 9.5㎝로 표시한 셈이다. 지도상에서 실제 거리를 산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큰 공헌이다.
또한, 도별로 채색을 하였는데, 경기도는 황색, 충청도는 분홍색, 전라도는 붉은색, 경상도는 보라색, 황해도는 흰색, 평안도는 회색, 함경도는 검은색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한 산은 초록색, 하천은 푸른색, 수륙의 큰길은 붉은선, 경계선은 노랑선, 봉화대는 빨강색, 역보(驛堡)는 푸른색, 성이 있는 도읍은 회색 테로 성을 나타내고 있어, 한눈에 모든 지리 현상을 볼 수 있게 지도식(地圖式)을 사용한 독창적인 지도이다.
특히, 지도의 내용 중에서도 육로와 해로를 자세하게 기입하여 이른바 교통도나 해도(海圖)의 구실을 하고 있다. 산계(山系)의 줄기가 뚜렷하게 그려져 있는 것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이 지도는 조선 후기 소축척지도의 발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당시로서는 가장 정확한 정밀 지도였다.
그리하여 영조에게 찬탄을 받아 홍문관과 비변사에 비치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조 때의 실학자인 신경준(申景濬)의 <동국여지도> 발문, 그리고 이익(李瀷)의 ≪성호집≫과 ≪성호사설≫에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원본은 전해지는 것이 없으며, <동국지도> · <팔도지도 八道地圖> 등의 이름으로 널리 보급되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