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정식 카프(KAPF :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회원은 아니었으나 사상적으로 카프의 작가들과 일치한다.
동반자작가(영 : fellow traveler, 러 : ○○○○○○○○)라는 명칭은 페딘(Fedin, K. A.)이 그의 소설 <도시와 세월>·<형제> 등에 처음 나타난다.
여기서 러시아 사회주의혁명에 러시아 지식인들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여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안출(案出)해낸 것이다. 즉, 혁명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어느 정도 동조를 표시하는 인텔리겐치아들을 동반자라고 불렀다.
한국 문학사에서는 연구자들은 동반자작가의 개념을 ‘비가맹원(非加盟員)이면서 카프의 정책에 동조하는 작가’라고 정의하기도 하였고, 카프에 가맹은 아니하였어도 그 방향만은 같이하며, 또 자연생성적인 작품을 써서 카프의 뒤를 따르려고 하는 작가들을 총칭하여 동반자작가라고 하였다. 실제로 카프에서는 동반자작가로 이효석(李孝石)과 유진오(兪鎭午) 정도를 꼽았을 뿐, 그 범위를 그리 확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김팔봉(金八峯)은 <조선문학의 현재와 수준>(신동아 4권 1호)이란 글에서 1934년을 전후한 한국 문인의 계보를 제시하는 가운데 동반자적 경향을 보인 작가로 유진오·장혁주(張赫宙)·이효석·이무영(李無影)·채만식(蔡萬植)·조벽암(趙碧巖)·유치진(柳致眞)·안함광(安含光)·안덕근(安德根)·엄흥섭(嚴興燮)·홍효민(洪曉民)·박화성(朴花城)·한인택(韓仁澤)·최정희(崔貞熙)·이흡(李洽)·조용만(趙容萬) 등을 들었다.
이를 볼 때 김팔봉은 동반자작가를 카프에 가맹하지는 않았지만 카프의 이념에는 동조한 작가로 규정지으려 한 박영희(朴英熙)나 백철(白鐵)의 견해와는 다른 견해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김팔봉은 동반자작가를 카프의 존재와 관계없이 생각하여 작품의 색채를 고려한 끝에 1930년대에 활동한 작가들까지도 동반자적 작가의 범주에 집어넣으려고 하였던 것이다.
위에 제시된 작가들이 그 당시에 발표한 작품들의 공통분모를 추출하여보면 동반자작가의 본질을 잘 알 수가 있다. 김팔봉이 제시한 동반자작가들 가운데 조벽암·안함광·엄흥섭·한인택·이흡 등은 1930년대 이후에도 계속 프로문학의 대열에 가담하였다.
1927∼1928년 ≪조선지광 朝鮮之光≫에 발표한 소설을 보면 당시의 유행사조였던 사회주의사상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동반자작가로서의 이효석의 단면을 실증해주는 소설로 <도시(都市)와 유령(幽靈)>(1929), <행진곡 行進曲>(1929), <기우 奇遇>(1929), <추억 追憶>(1929), <북국사신 北國私信>(1930) 등을 든다.
유진오를 동반자작가로 부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주는 작품으로는 <스리>(1927), <파악 把握>(1927), <넥타이의 침전(沈澱)>(1928), <5월(五月)의 구직자(求職者)>(1929), <여직공 女職工>(1931) 등이 있다. 특히 이효석은 <도시와 유령>에서, 유진오는 <스리>·<여직공>에서 당시의 하층민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잘 제시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