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및 서구 각국과 조약을 체결하고 문호를 개방한 이후 교류와 교역이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보급하기 위해 조선 정부는 1886년(고종 23) 박문국(博文局)에서 『만국정표(萬國政表)』를 편찬, 간행하였다.
『만국정표』는 총 4권 4책으로 구성되었다. 책의 크기는 세로 26.3㎝, 가로 16.8㎝, 사주의 크기는 세로 17.7㎝, 가로 13㎝이다. 1면은 세로 10행, 각 행은 23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연활자본이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학교 규장각, 고려대학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에 보관되어 있다.
이 책은 1886년 영국의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이 간행한 『정치연감(The Statesman's Year-Book)』 중 「열국정표」 부분을 일본의 이노우에 가쿠고로〔井上角五郞〕가 번역한 것과 조선과 중국에 관한 부분의 전헌(典憲)을 전거(典據)로 편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는 김윤식(金允植)과 정헌시(鄭憲時)의 「서문」, 「범례」, 「총론」, 「각국정교약설(各國政敎略說)」, 「지도전도(地球全圖)」, 「목록」, 「본문」 순으로 되어 있다.
김윤식과 정헌시는 「서문」에서 각국의 사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타국의 정치와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조선 신민의 이목을 넓혀 부국강병을 이루려는 뜻에서 책을 편찬했다고 밝혔다.
「총론」에서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의 6주로 구분하고, 각 주에 속한 51개국과 속국을 설명하였다. 또 각국의 정치체제를 전제왕치, 전제제치, 입헌제치, 입정왕치, 공화정치 등으로 분류하여 나열하였다.
「각국정교약설」에서는 군주전제, 군민동치, 공화정치로 정치체제를 구별한 후 각 정체의 유사점과 차이점 등을 설명하였다. 각국의 정체에 이어 종교, 군대, 교육, 통화, 역법 등을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지구전도」를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전체 목차에 이어 총 4권의 본문으로 구성했는데, 권1에는 조선, 중국, 일본, 타이, 페트리사 등 아시아 5개국, 권2에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독일, 덴마크, 스웨덴, 영국 등 유럽 6개국, 권3에는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 등 다시 유럽 13개국이, 마지막 권4에는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대양주의 총 27개국이 설명되어 있다.
이처럼 『만국정표』는 19세기 말 조선이 새로운 국제 질서 속에 편입되어 부국강병과 문명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정체, 재정과 통상, 군사와 군비, 교육과 종교, 인구와 토지, 통상과 산업 등에 대한 상세한 지식과 정보를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