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불교에서 유래한 악기로 제석거리에 주로 쓰인다. 제석거리에서는 반주악기로 쓰일 뿐만 아니라, 무녀가 이를 가지고 독주를 하거나 이를 들고 춤을 추는 데도 이용한다. 무녀가 불교적 무복인 장삼을 입고 고깔을 쓰고 바라를 들고 이를 독주하고 나서 바라를 벌려 그 위에 밤이나 떡을 얹어 신자들에게 파는데, 이것을 ‘바라 판다’고 하고, 신자는 이것을 ‘바라를 산다’고 한다.
이 바라를 사서 먹으면 어린이의 수명장수를 빌 수 있다고 한다. 어린이 본인이 먹는 것도 의미가 있으나 부모가 사먹어도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제석신이 어린이의 수호신인 삼신이므로 이러한 어린이 수명장수와 관련있는 것이다. 무당이 바라를 파는 것은 신령스러운 음식을 인간에게 주는 의미가 있다.
굿에 바친 다른 제물들도 신덕(神德)을 입을 수 있는 의미가 있지만, 바라(밤이나 떡)나 술이 직접 신덕을 강하게 가진다고 믿는 데서 이러한 의례가 생긴 듯하다. 산신거리에서는 술잔을 신자에게 권하는데, 이것은 파는 것이 아니고 감사해서 돈을 내도록 되어 있다. 사서 먹어야 효과가 있다는 바라팔기에 비하여 산신의 술잔은 그냥 감사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