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 ‘판별한다’의 뜻으로, 시비를 가려서 참되고 거짓됨을 판별하는 목적으로 쓰여진 글이다. 변은 형식이나 체제가 ‘난(難)’과 비슷한데, 다만 변은 혐의를 주로 따져 밝히고, 난은 힐책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같은 변이란 명제하에 썼다 하여도 ≪초사 楚辭≫의 구변(九辨)은 후대의 변과는 성격이 다르며, 위진시대(魏晉時代) 육기(陸機)의 <변망론 辨亡論>, 남조(南朝)양(梁)나라 유준(劉峻)의 <변명론 辨命論> 같은 것이 변체의 시작으로 칭도된다.
그러나 양나라 소명태자(昭明太子)의 ≪문선 文選≫에서는 이들을 논(論) 속에 포함시켰으며, 유협(劉勰)의 ≪문심조룡 文心雕龍≫에서도 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로 본다면 당(唐)나라 이전에는 변이란 문체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본격적으로 변체가 지어진 것은 당나라 한유(韓愈)의 <휘변 諱辨>과 유종원(柳宗元)의 <동엽봉제변 桐葉封弟辨>에서 비롯되어 송(宋)나라 이후에 문체의 한 명목으로 정착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중엽 이후에 이규보(李奎報)의 <광변 狂辨>이 나왔고, 이색(李穡)의 <사변 辭辨>으로 이어졌는데, 여말선초 정도전(鄭道傳)에 이르러 많은 작품이 나왔다.
정도전이 유가의 입장에 서서 불가의 사상, 즉 윤회(輪廻)·인과(因果)·자비(慈悲)·지옥(地獄) 등을 변박한 이른바 <불씨잡변 佛氏雜辨>이 바로 그것이다. 그 뒤에도 여러 걸작품들이 끊이지 않고 나왔지만, 이정구(李廷龜)의 <변무주 辨誣奏>는 중국인들까지 감탄하여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