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지역에서는 벨신·벨순·배생이·별손·뱃선 등으로 불리고 있다. 여타의 지역으로는 은산·경주·충주·마산·김천·자인 등이 보고되어 있으나, 가장 융성한 지역은 동해안일대이다. 별신이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첫째는 신을 특별히 모신다는 뜻을 지닌다.
둘째는 별은 특별한 의미가 아니고 지명에서 흔히 쓰이는 서라벌(徐羅伐)의 ‘벌’에 해당하는 말로 평야나 들을 상징하는 들신인 벌신을 모시는 것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다. 셋째는 ‘뱃신’, 즉 선신(船神)을 말하는 것이라는 설이다.
넷째는 벨·벌·별의 어원은 ‘밝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광명을 바라는 민족신앙인 ‘밝’·‘ᄇᆞᆰ’ 신앙에서 기인한다는 설이다. 네 가지 어원설은 모두 불확실하고 추정에 불과할 따름이다.
별신굿이 행해지는 시기는 부락을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치 않다. 연중행사로 치르기도 하고, 해 걸이로 3년·5년·10년에 한번씩 행사하기도 한다. 별신굿을 하는 장소가 농촌인가 어촌인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겨서 풍농제와 풍어제로 구분을 짓는 것이 예사이다.
또한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면 난장(亂場)굿이 된다. 난장굿은 새로 시장을 설립했을 때나, 몇 년 걸이로 시장 경기부양책(景氣浮揚策)으로 씨름·그네·도박판·색주가·굿판 등을 7일 또는 15일씩 벌인다. 군중을 모으고 난장을 터서 시장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예전에는 난장굿과 풍어제가 엄밀하게 구분되었으나, 이제는 별신굿이라 하여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별신굿은 복합적인 동제(洞祭)이다. 먼저 유교식으로 제관이 축문을 읽고 조용히 끝내면, 이어 사제가 무당으로 교체되어 굿 형식으로 흥겹게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서 여기에 마을의 농악대가 참가해서 농악대굿도 벌인다.
이와 같이 별신굿은 두가지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세 가지 방식으로도 진행되므로 이를 두고 학계의 견해가 구분된다. 일본인 아키바(秋葉隆)는 이중구조라 해서 한국사회의 구조를 설명하였다. 별신굿이 무당굿 뿐만 아니고,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라 하겠다.
별신굿의 제차는 일정하지 않으나, 동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절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부정굿, ② 당맞이굿, ③ 청좌(請座)굿, ④ 세존(世尊)굿, ⑤ 성주굿, ⑥ 천왕굿, ⑦ 심청굿, ⑧ 군웅(구능)굿, ⑨ 손님굿, 계면굿, 용왕굿, 거리굿 등으로 진행된다.
부정굿은 더러운 것을 씻어내는 제차이고, 당맞이굿은 서낭신을 맞이하는 제차이며, 청좌굿은 신을 모셔 좌정시키는 제차이다. 세존굿은 세존신을 모시는 제차이며, 성주굿은 성주신을 위하는 제차로 성주풀이를 구송한다. 천왕굿은 천왕신을 모시는 제차로 ‘도리강관원놀이’라는 촌극이 행해진다. 심청굿은 심청신을 모시는 제차로서 눈을 밝게 해준다고 한다.
군웅굿은 군웅신을 모시는 제차로 무녀가 놋동이를 입에 물고 권세를 자랑한다. 손님굿은 천연두신을, 계면굿은 계면신을 모시는 제차이다. 용왕굿은 용왕신을 모시는 거리로서 수사(水死)한 원귀를 달래는 굿인데, 가설굿당을 철거하고 바닷가에 뱃기를 꽂아놓은 뒤 행한다.
거리굿은 굿의 마지막 제차로 잡귀와 잡신을 보내는 연극적 구성을 갖춘다. 별신굿은 중부 이북지방의 당굿·도당굿·대동굿 등과 구조적으로 일치한다. 그러나 굿을 관장하는 무당이 차이가 나는데, 별신굿의 사제는 세습무이고, 대동굿 등의 사제는 강신무이다.
별신굿의 민족문화적 측면에서의 의의는, 첫째는 종교·신앙적 의의이다. 동제의 복합적 현상을 말해주는 별신굿은 무속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리고 무속신앙에 기대하고자 하는 민중의 심성도 엿볼 수 있다.
둘째는, 별신굿의 생산적 의의이다. 앞서 난장굿을 통해서 확인되었듯이 시장 부흥책으로도 벌여졌던 별신굿은 경제적 가치가 있다. 실제로 생산과 소비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별신굿의 축제를 통해서 정신적 생산력도 기르게 된다.
셋째는, 사회통합의 기능을 한다. 별신굿을 통해서 정신적 일체감을 확인하고, 단합성을 확보한다. 넷째는, 예술적 가치이다. 종합예술제인 별신굿에는 가무악(歌舞樂)에서 뿐만 아니라, 국악의 보고로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오늘날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없는 시점에서 별신굿의 중요성이 부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