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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언해 / ㄱ
훈민정음언해 / ㄱ
언어·문자
개념
한글에서 초성, 중성, 종성 중 둘 또는 세 글자를 나란히 배치해 표기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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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글에서 초성, 중성, 종성 중 둘 또는 세 글자를 나란히 배치해 표기하는 방법.
내용

『훈민정음』에서 사용된 술어이다. 「언해」에서는 ‘ᄀᆞᆯᄫᅡ쓰다’로 되어 있으며 연서(連書) 즉, ‘니ᅀᅥ쓰다’에 대립된다.

『훈민정음』 해례(解例)는, 같은 글자를 둘 나란히 쓰는 각자병서(各自並書)와 서로 다른 둘 또는 세 글자를 나란히 쓰는 합용병서(合用並書)를 구별하고 있다.

각자병서는 초성에만 나타나는데, ‘ㄲ, ㄸ, ㅃ, ㅆ, ㅉ, ㆅ’ 등이 이른바 전탁표기(全濁表記)에 사용되었다.

이 밖에 ‘ㆀ’도 간혹 사용되었다. 이 중 ‘ㅆ’과 ‘ㆅ’만이 국어 단어의 어두음 표기에 쓰였고 나머지는 형태소가 결합될 때에 쓰였다.

합용병서는 초성 · 중성 · 종성에 다 쓰였다. 초성의 합용병서로는 일반적인 것으로 ① ‘ㅅ’계열, ② ‘ㅂ’계열, ③ ‘ㅄ’계열의 세 종류가 있었다.

① 에는 ‘ㅺ’(ᄭᅮᆷ 夢, ᄭᅬ 謀 등), ‘ㅼ’(ᄯᅩ 又, ᄯᆞᆷ 汗 등), ‘ㅽ’(ᄲᅧ 骨, ᄲᅳᆯ 角 등)이 있었으며, ② 에는 ‘ㅳ’(ᄠᅳᆮ 意, ○ 筏 등), ‘ㅄ’(ᄡᆞᆯ 米, ᄡᅵ 種 등), ‘ㅶ’(ᄧᅡᆨ 隻, ᄧᆞ다 織 · 醎 등), ‘ᄩᅠ’(○ 爆, ᄩᆞ다 彈 등)이 있었다.

③ 에는 ‘ㅴ’(○ 隙, ᄢᅮᆯ 蜜 등), ‘ㅵ’(ᄣᅢ 時, ○리 疱 등)이 있었다.

이 밖에도 특이한 예로 ‘ㅻ’(ᄮᅡᄒᆡ 男, 석보상절 19·14, 19·17)이 있으며, 외국어(女眞語) 지명표기에 ‘○’(닌○시 紉出闊失: 용비어천가 7·23)가 보인다. 초성의 합용병서는 다음과 같다.

중성의 합용병서로 「해례」에서 든 것을 보면 양성계열의 ‘○, ㆇ’와 음성계열의 ‘ㅝ, ㆊ’가 있고 ‘ㅣ’와 합한 것으로 ‘, ㅚ, ㅐ, ㅟ, ㅔ, ㆉ, ㅒ, ㆌ, ㅖ’ 등이 있다.

그리고 세 글자가 합한 것으로 ‘ㅙ, ㅞ, ㆈ, ㆋ’의 넷을 들고 있다. 이 중에는 순전히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은 것도 들어 있다(ㆇ, ㆊ, ㆈ, ㆋ).

종성의 합용병서로 「해례」는 ‘ᄒᆞᆰ(土)’, ‘낛(釣)’, ‘ᄃᆞᇌᄣᅢ(酉時)’의 예를 들고 있다.

15세기의 문헌을 보면 이밖에 ‘ㄻ’(갊 藏, ᄉᆡᆯ 烹), ‘ㄼ’(ᄉᆞᆲ 奏, ᄉᆞᆲᄉᆞᆲ 惺惺) 등이 보인다. 종성의 합용병서는 ‘ㄹ’이 선행한 예들이 많았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또하나 지적해야 할 것은 속격접미사(屬格接尾辭)의 ‘ㅅ’이 선행명사의 말음에 병서된 예들이다. 이런 병서는 명사의 말음이 ‘ㄴ, ㅁ, ㄹ’ 등 불청불탁음(不淸不濁音)일 때에 한정되어 있었다.

위에서 「해례」가 든 ‘ᄃᆞᇌᄣᅢ’의 ‘ㅅ’표기는 그 당시의 표기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병서 중에서 각자병서는 『원각경언해 圓覺經諺解』로부터 그 사용이 폐지되었다. 그 결과 ‘ㅆ’과 ‘○’이 쓰이지 않게 된 것은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해례」가 각자병서의 예로서 ‘혀(舌)’에 대한 ‘ᅘᅧ(引)’, ‘괴여(我愛人)’에 대한 ‘괴ᅇᅧ(人愛我)’, ‘소다(覆)’에 대한 ‘쏘다(射之)‘ 등을 든 것을 비롯하여 ‘ㅆ’과 ‘○’은 그 당시의 국어의 어두 된소리를 표기한 것이었다.

이들이 사용되지 않게 되고 다만 ‘ㅅ’과 ‘ㅎ’으로 표기됨으로써 큰 혼란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16세기에 와서 ‘ㅆ’은 다시 부활되었다. ‘○’이 부활되지 않은 것은 이것이 극히 한정된 단어의 어두음에만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17세기 문헌에 ‘○’이란 특이한 표기가 ‘○’ 대신 나타나는 사실은 ‘ㅎ’의 된소리가 존재하였음을 부인하기 어렵게 한다.

본래부터 ‘ㅴ, ㅵ’은 ‘ㅺ, ㅼ’과 통용된 예들이 적지 않았고, 17세기에 와서는 ‘ㅲ, ㅳ’과 혼용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ㅳ, ㅄ, ㅶ’이, ‘ㅼ, ㅆ, ○’과 혼용된 예들도 이 무렵의 문헌에 보인다.

이 혼란은 어두자음군이 된소리로 변화함으로써 빚어진 것이었다. 그뒤 된소리는 주로 ‘ㅅ’계열로 통일되는 경향을 보여 ‘ㅺ, ㅼ, ○, ○’ 등이 사용되었는데, ‘ㅅ’의 된소리만은 ‘ㅄ’으로 쓰이는 것이 도리어 일반적이었다.

이들 합용병서는 완전히 폐지되었고, 이후 각자병서(ㄲ, ㄸ, ㅃ, ㅆ, ㅉ)로 된소리 표기가 통일되었으며, 이는 1933년 제정된 『한글맞춤법 통일안』에서 규정된 내용이다.

참고문헌

『국어표기법의 역사적연구』(이기문, 한국연구원, 1963)
『한글맞춤법통일안강의』(이희승, 신구문화사, 1959)
『한글갈』(최현배, 정음사,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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