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笑話)의 치우담(癡愚譚)으로 분류되며, 한자어로는 ‘부처쟁병설화(夫妻爭餠說話)’라고도 한다. 전국적으로 구전되고 있으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내외가 제사 떡을 놓고 끝까지 말을 안 하는 쪽이 그것을 먹기로 내기를 한다. 그때 마침 도둑이 들어왔는데 말이 없자 내외가 모두 벙어리인 줄 알고 실컷 물건을 보에 싸고 아내까지 범하려 한다. 더 참을 수 없게 된 아내가 남편에게 박정한 사람이라고 소리를 치자, 남편은 “떡은 내 것” 하고 떡을 입으로 가져갔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터키까지 유사한 이야기가 발견되는데, 불전설화 『백유경(百喩經)』 권4 「부부식병요유(夫婦食餠要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말 안 하기 내기’라 한다. 스티스 톰슨(S. Thompson)은 『설화학원론』에서 이 유형을 「침묵시합(The silence Wager, J2511; AT1351)」으로 분류하였다.
이 설화는 대부분의 불전설화가 그렇듯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전파된 것으로 보아 무방하다. 다만 불전설화의 끝 부분에 첨가된 교훈적인 부연은 생략되고 예화만이 전승되었는데, 이는 단순하고 보편적인 내용이라야 쉽게 전승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전설화에서는 떡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일본에서도 단순히 이웃집 떡이라고 전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승에서는 그것이 이웃집에서 가져온 제사 떡이라고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설화는 그 전파 과정에서 그것을 수용하는 민족의 문화나 생리에 맞도록 변이를 일으킨다. 이러한 점에서 제삿날 음식을 한 마을에서 모두 나누어 먹는 우리 민속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나누어진 떡의 양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면, 떡을 즐기는 내외가 그것을 한 개라도 더 먹고 싶어 하는 욕심은 본능적으로 가능하며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가 비롯되면 이 이야기의 흥미는 이제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설화는 불전설화보다 진일보한 흥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