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천궁맞이’·‘불사거리’라고도 하는데, 제석거리와 흡사하다. 불사신의 신격은 분명하지 않고 다만 불교적으로 윤색된 명칭으로 보인다. 불사굿과 혼용되는 천궁맞이의 ‘천궁’은 하늘을 말하는 것이다. 신들린 무당의 명도에는 일월·칠성이 함께 있는 천궁이 많은데, 이로 미루어볼 때 천궁은 천신의 성격을 갖는다고 하겠다. 불사굿은 반드시 마당에 불사맞이 상을 차려놓고 굿을 한다.
제물은 생선이나 육식을 금하고 백설기를 놓는다. 무복은 모두 흰색으로 하며, 부채도 흰 것을 사용한다. 무당은 장삼을 입고 고깔을 쓰고 가사를 메고 염주를 걸어 승복차림을 한다. 사방으로 하늘을 향해 신을 청한 뒤 춤추고 물동이에 올라타 공수를 준다.
물동이에서 내려오면 ‘바라타령’을 부르고 밤이나 대추로 산을 준 다음 ‘불사노래가락’을 부른다. 이어서 계속 무복을 갈아입고 춤추고 공수주는 것을 되풀이하면서 불사굿의 부속거리인 불사호구·불사말명·불사신장·불사대감·불사창부 등을 모신다.
마지막에는 간단히 뒷전까지 하여, 불사굿은 간단하지만 일반적인 서울재수굿의 12거리를 모두 하는 형식을 취한다. 불사굿은 반드시 산 사람의 길복을 비는 굿에서만 행하고 지노귀굿에서는 하지 않는다.
불사거리는 제석거리와 함께 제물이나 복색 등에서 가장 불교적인 굿거리로, 불교와 무속의 교섭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