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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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미혹이나 깨달음에 의하여 변하는 일 없이 본래부터 중생에게 갖추어져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근본 성품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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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미혹이나 깨달음에 의하여 변하는 일 없이 본래부터 중생에게 갖추어져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근본 성품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내용

이 불성이 있기 때문에 부처가 될 수 있고 불교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불성에 대한 연구는 우리 나라의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에서 다같이 연구되고 중요시되었던 근본 명제가 되었다.

마음의 본성은 청정하고 번뇌는 객진(客塵)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데서 발단된 불성사상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부처의 씨앗,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에 서 있다. 육도(六道:사후에 윤회하는 여섯 개의 세상)를 내왕하는 인간에게는 윤회에 얽매인 부자유의 상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유롭게 깨달은 중생의 길을 택할 수 있고 그들 스스로가 깨달음의 세계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생에게 갖추어져 있는데, 그것을 불성이라고 보는 것으로 이 불성 속에는 아직은 감추어져 있지만 좋은 인연과 실천수행을 통해서 자기를 완성하고 남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훌륭한 공덕이 있다고 본다.

불성이 없으면 부처는 존재하지 못한다. 이 불성은 여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에게 한결같이 갖추어져 있으며,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기 때문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뚜렷한 명제를 가지고 출발한 것이 불성사상이다.

이 사상은 보다 넓게 중생을 섭수(攝受)하여 그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려는 부처의 자비로 충만된 교설이기도 하다. 부처의 지혜와 자비는 중생이 있음으로써 빛이 나는 것이다. 불성사상은 바로 이러한 부처의 지혜와 자비, 그리고 중생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실을 한다.

전통적으로 불성은 2불성·3불성·삼신불성(三身佛成)·5불성 등으로 분류되었다. 2불성은 법상종(法相宗)의 분류방법으로 이불성(理佛性)과 행불성(行佛性)으로 나누어진다. 이불성은 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불성의 체(體)에 해당하는 진여법성(眞如法性)의 묘리를 말한다. 행불성은 이불성을 개발하는 행업(行業)으로서, 모든 중생에게 이불성이 다 갖추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행불성은 성(成)과 불성(不成)의 구분이 뒤따른다.

즉 법상종에서 분류하는 중생의 5종 성품 중에 보살정성(菩薩定性)과 보살부정성(菩薩不定性)만이 이 불성에 의지하여 성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행불성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

3불성은 불성의 개발이 필연인가 우연인가에 대해서 셋으로 나눈 것으로 자성주(自性住)·인출(引出)·지득과(至得果) 불성(佛性)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자성주불성은 중생에게 본래 갖추어져 있는 불성이고, 인출불성은 본래 갖추어져 있는 불성이 번뇌의 구름에 가리어졌으므로 수행하는 공을 쌓아 인출하게 됨을 뜻한다. 지득과불성은 수행을 완료하여 본래 갖추어져 있는 불성을 체득한 것을 뜻한다.

삼신불성은 삼인불성(三因佛性)이라고도 하는데, 정인(正因)·요인(了因)·연인(緣因) 불성(佛性)으로 분류된다. 정인불성은 온갖 중생이 다 가지고 있고, 일체의 삿된 것을 떠난 중정(中正)의 진여로서 이것이 곧 부처가 될 수 있는 본성이다. 요인불성은 진여의 이치를 비추어보고 도달하여 깨닫는 지혜를 뜻하며, 연인불성은 지혜를 도와서 정인불성을 개발하는 육바라밀(六波羅蜜)의 수행을 뜻한다.

천태종에서 주장하는 삼인불성에다가 과불성(果佛性)과 과과불성(果果佛性)을 더한 것이 5불성이다. 이 중 과불성은 수행한 결과로 얻는 보리(菩提)의 지덕(智德)이며, 과과불성은 온갖 번뇌를 모두 끊고 대자재를 얻는 열반의 덕(德)이다.

불교에서는 불성에 대한 비유로서 복장(伏藏)·액주(額珠) 등을 들고 있다. 복장은 흙에 묻힌 보장(寶藏)으로, 가난한 이의 집에 보배의 창고가 있으나 알지 못하던 것을 아는 이가 일러주어 파내는 것처럼, 일체 중생이 불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삼계(三界)에 유랑하던 것을 불법을 말하여 깨닫게 하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액주는 액상(額上)의 구슬이라고도 한다. 옛날 어느 왕족 중 이마에 금강주(金剛珠)가 있는 역사(力士)가 있었다. 다른 사람과 전투를 하다가 미간의 금강주가 살 속으로 들어간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날 의사의 말로 인하여 알게 되었다. 이 또한 번뇌에 가려 불성을 알지 못하던 자가 부처님의 교설을 만나 깨달음을 얻게 됨을 비유한 것이다.

불성에 대한 독특한 견해를 집대성한 불교사상가 중에서 신라의 원효(元曉)를 첫째로 꼽을 수 있다. 원효는 불성에 대한 종래의 여러 가지 설을 집대성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독특한 불성관을 제시하였다. 원효는 우선 불성의 체(體)에 대하여 ‘일심(一心)이 곧 불성의 체’라고 정의하였다. 또 이 불성을 결과의 측면에서 살펴본 과불성(果佛性)과 원인의 측면에서 살펴본 인불성(因佛性)으로 분류하였다.

그에 의하면 과불성은 10력(力)과 사무외(四無畏) 등의 무량한 덕성을 지니고 있으며, 삼세(三世)가 없고 허공과 같은 부처의 체성(體性)임을 밝혔다. 인불성은 중생이 간접적 원인이 되는 육바라밀을 닦음으로 해서 부처라는 궁극적인 자리에 도달되게 하는 작불지성(作佛之性)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다시 과불성을 소생과(所生果 : 생겨난 결과)와 소료과(所了果 : 깨달음으로 얻은 결과)로 분류하고 소생과를 보리과(菩提果)에, 소료과를 열반과(涅槃果)에 배당하였다. 또 이것을 삼신불사상(三身佛思想)과 연결시켜 소생과를 보신불(報身佛)에, 소료과를 법신불(法身佛)에 관련시킨 것이며, 나아가서 원효는 소생과와 소료과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기신론 起信論≫에서의 성정본각(性淨本覺)과 수염본각(隨染本覺)이 같다는 설을 인용하여 일치시키고 있다.

또 원효는 어떠한 수행위(修行位)에 가서 불성을 볼 수 있는가를 밝혔다. 원효 이전의 중국 불교계에서는 초지(初地)에서 볼 수 있다는 설과 십지(十地)에 이르러서만이 겨우 볼 수 있다는 설 등 견해가 분분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효는 인공문(人空門)에 의하여 진여를 증득한 이승(二乘)의 성인은 증문(證門)의 견지에서 불성을 보았다고 하였다.

때문에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을 모두 끊은 초지 이상의 보살은 변문(遍門)의 견지에서 불성을 보았다고 할 수 있으며, 일심의 원천에 돌아간 상태로 볼 때는 불지(佛地)에서만이 불성을 보았다고 할 수 있음을 천명하였다.

또 불성을 설한 중심경전인 ≪열반경 涅槃經≫에서는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성품을 지니고 있으므로 다같이 성불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도 악한 짓만 일삼는 무리인 일천제(一闡提)는 성불할 수 없다고 설하였고, 법상종에서는 이 일천제의 성불은 영원히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하여 원효는 마음의 핵심인 아뢰야식(阿賴耶識) 안에는 본시 부처가 될 요소인 무루종자(無漏種子)가 있어서 어쩌다가 잃어버린 무루종자를 언제인가 다시 되찾게 될 때 일천제도 성불할 수 있다는 폭넓은 해석을 내렸다. 이 밖에도 원효는 불성에 관한 여러 가지 학설을 회통(會通)시켜 명확한 해답을 내렸다.

이와 같은 원효의 독특한 주장들은 모두가 그의 저술인 ≪대승기신론소 大乘起信論疏≫의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의 논리 위에 기초를 두고 불성을 성정본각과 수염본각의 입장에서 풀이하였다. 이를 통하여 원효는 일체 중생에게 다 불성이 있다는 믿음 위에서 불각(不覺)의 상태로부터 수행하여 해탈의 구경각(究竟覺)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실천의지를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결국 원효는 윤회의 중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불성을 자각하고 깨달은 중생, 즉 일심의 길을 택할 때 그들 모두가 본각의 세계로 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워 주고자 불성사상을 천명한 것이다.

또 우리 나라의 선종에서는 현재까지 깨달음을 위한 화두(話頭)로서 ‘개에게 불성이 없음(狗子無佛性)’을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다. 이는 불성사상에 입각하면 “개에게도 틀림없이 불성이 있는데 어째서 없다고 하였는가.”하는 의문을 제시하는 문제이다. 우리 나라의 선사(禪師) 중 많은 사람들이 이 의문을 해결하여 견성(見性)을 하였다는 것도 우리 나라의 불성사상의 유행을 대변하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열반종요(涅槃宗要)』(원효)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원효)
『기신론별기(起信論別記)』(원효)
「원효의 여래장사상연구」(이양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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