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의 하나로 ‘첫 범날’ 또는 ‘호랑이날’이라고도 한다. 이날은 남과 서로 내왕을 삼가하며, 특히 여자는 외출하지 않고 자중한다. 호환(虎患)이 두려워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또, 남의 집에 가서 대소변을 보게 되면 그 집의 식구 중에 호환을 입는 수가 있다고 하여 근신하며, 짐승에 대한 악담을 삼가하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인일불제사(寅日不祭祀)’라 하여 제사를 지내지 않으며, 귀신을 섬기거나 비는 일도 삼가하고 있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인명을 앗아가는 가장 위협적인 맹수여서, 흔히 산군(山君)으로 존대하여 불렀으며, 산신도에는 산신의 사자 또는 산신으로 묘사되는 등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또한, 민담이나 전설에 흔히 등장하기도 하는데, 때로는 의인이나 충신·효자·열녀 등을 도와주는 친근한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며, 우리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