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의 하나로 ‘첫 쥐날’이라 부르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상자일에는 백사(百事)를 꺼리고 근신한다고 하였으며, 『지봉유설(芝峯類說)』에는, 쥐는 곡식을 축낸다 하여 상자일에는 모든 일을 쉬고 놀았다 한다.
쥐는 곡식을 축내고 피해를 주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불을 밝히지 않고 어둡게 지내며, 아낙네들도 길쌈을 하거나 바느질하는 것을 금기하였다. 이날 베를 짜고 옷을 지어 입으면 쥐가 썬다고 하여 일을 쉬었다. 쥐가 많으면 그 피해가 크기 때문에 상자일에 들에 논두렁·밭두렁의 풀을 태워 쥐를 잡는다.
이것을 ‘쥐불놀이’라 하였는데, 지방에 따라서는 상원날 저녁에 쥐불놀이를 하는 세시풍속이 전승되고 있다. 상자일 밤 자시에 방아를 찧으면 쥐가 없어진다고 하여 부인들은 밤에 방아를 찧었다. 찧을 곡식이 없으면 빈 방아라도 찧어 요란한 소리를 내었는데, 이렇게 하면 쥐가 놀래어 달아나므로 쥐의 해를 면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상자일에 콩을 볶는다고 하였고, 민간에서는 큰 솥에 콩을 볶는데, 주걱으로 솥 안의 콩을 저으면서 ‘쥐알 볶아라, 콩알 볶아라’고 외친다.
그러면 그 해에 쥐가 없어져서 쥐가 곡식을 먹는 일이 적다고 믿었다. 볶은 콩은 아이들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먹는다. 상자일에 대궐에서는 주머니를 만들어 색실로 끈을 만들고, 문안 온 근신에게 나누어주는 일도 있었다.
주머니에 볶은 콩을 넣는 데서 유래한 듯하다. 쥐가 눈이 밝으면 곡식을 잘 쓸게 된다고 하여 눈을 멀게 하기 위하여 목화씨를 불태우는 일도 있다. 쥐가 곡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칼질·낫질·가위질 등 무엇이든 써는 일을 삼가고 있다. 또, 쥐는 땅을 잘 파므로, 사람이 구멍을 뚫는 일을 하면 일년 내내 쥐가 구멍을 파서 피해가 있으므로 사람들은 구멍 뚫는 일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