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의 하나로 ‘첫 소날’이라 부르기도 한다. 농가에 있어 소는 매우 소중한 존재로, 힘이 세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힘든 일을 많이 해결해준다.
논을 갈고 밭을 갈며 무거운 짐을 운반해준다. 이러한 일을 사람이 하자면 몇 사람이 힘을 합하여 해야 하는데, 소는 혼자서 맡아 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일꾼 둘 또는 셋으로 하루를 계산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소중한 소를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잘 먹여 힘을 길러야 했으며, 특히 소날인 상축일에는 소를 소중하게 다루는 세시풍속이 정착되어왔다.
상축일에는 소한테 일을 시키지 않으며, 쇠죽을 쑬 때 콩·싸라기 등 소가 좋아하고 영양가 많은 것을 넣어서 먹인다. 여기에는 소를 위로하고 대접하는 뜻이 담겨 있다.
또, 농가에서는 고사리·콩나물·싸라기 등을 삶아 키에 담아서 소에게 주는 일도 있다. 상축일에는 도마질을 하지 않고 방아를 찧지 않는다.
도마질을 하는 것은 쇠고기를 도마에 놓고 난도질하는 것과 같아서 소를 위해서 삼가는 것이며, 연자방아를 찧게 되면 소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소의 휴식을 의미하며, 절구방아를 찧으면 소가 여름에 기침을 한다고 전한다.
소날에 소를 밭으로 끌어내어 새해 첫 시경(試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소날 소를 부린다는 것은 안 된 일이지만, 소날 소에게 일을 시키는 척하면 소가 1년 내내 건강하고 일을 잘한다고 하며, 또 소날에 시경을 하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상축일에는 집안에 있는 곡식을 집밖으로 퍼내지 않는다.
이날은 이웃에서 청이 있어도 곡식 주기를 꺼려한다. 곡식을 퍼내면 재산이 줄고 또 재앙이 생긴다고 전하는데, 소날에 소가 일해서 얻은 곡식을 함부로 퍼내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다. 소날에 소를 사면 좋다고 해서 소 값이 오르는 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