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어말어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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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용언의 어간과 어말어미 사이에 나타나는 형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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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용언의 어간과 어말어미 사이에 나타나는 형태소.
내용

종래에 보조어간(補助語幹)이라 불린 형태들이 여기에 속한다. 어말어미에 대립된다.

용언이 활용을 할 때, 용언의 어간에서 가장 먼 거리에 나타나는 문법형태소를 어말어미(final ending)라고 하는 데 대하여, 그 출현위치로 보아 그보다는 선행하는 위치에 나타나는 문법형태소를 선어말어미(prefinal ending)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잡-’이라는 동사의 어간이 ‘잡다, 잡아, 잡게, 잡고, 잡지, 잡으면, 잡으니’ 등과 같이 활용하는 경우, 활용형은 다만 ‘잡-’이라는 어간에 ‘-다, -아·어, -게, -지, -고, -으면, -으니’ 등과 같은 어말어미가 연결되어 이루어지게 되나, ‘잡았다, 잡았었다, 잡겠다, 잡으셨다, 잡으시겠다, 잡더라, 잡는다’ 등과 같이 활용하는 경우는 동사의 어간 ‘잡-’ 뒤에 선어말어미 ‘-았·었-, -겠-, -으시-, -더-, -느-’ 등과 같은 형식이 나타나고, 그 뒤에 ‘-다·라’ 등과 같은 어말어미가 연결되어 활용형을 이루게 된다.

‘선어말어미’는 현행 학교문법에서 채택되고 있는 술어이나, 종래에 학교문법에서 흔히 쓰이던 술어는 ‘보조어간’이라는 것이었다. 이 두 술어 사이에는 그들이 포괄하는 형태들에 다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용이나 쓰임 또는 활용에 대한 기술에 있어서 적지 않은 차이를 가진다.

‘보조어간’이라는 술어는 최현배(1959)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이에는 위와 같은 형태들 외에 피동접미사나 사동접미사들이 포함된다.

반면, 현행 학교문법의 ‘선어말어미’에는 피동접미사나 사동접미사는 물론, 강세의 접미사라고 하는 ‘밀치다’의 ‘-치-’와 같은 형태는 포함되지 않는다.

피동사나 사동사를 능동사나 자동사 혹은 타동사에서 어휘적으로 파생되는 단어형성 과정으로 이해할 때, 피동접미사나 사동접미사를 ‘보조어간’으로 취급하는 것은 이들 형태가 가지는 문법적인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 된다.

‘-았·었-, -겠-, -으시-’ 등은 모든 용언어간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는 데 대하여, 피동접미사나 사동접미사가 연결될 수 있는 용언은 국어의 용언 전체에 비추어볼 때 극히 제한된 일부의 동사나 형용사에 연결될 수 있을 뿐이다.

사동사나 피동사 형성은 어휘적으로 제약되는 특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파생 접사가 굴절형태 뒤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언어의 보편적인 성격이라고 할 때, 국어의 피동이나 사동접미사가 선어말어미 뒤에 나타나는 일이 전혀 없다는 것도 피동이나 사동접미사가 선어말어미와는 그 문법적인 특성이 다름을 말해준다.

다른 측면에 있어서 ‘선어말어미’라는 것을 단순히 형태소의 출현상의 위치에 관한 개념으로 파악하지 않고, 그 기능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선어말어미’를 ‘어미’의 일종으로 이해할 때는 활용현상에 대한 기술에 난점이 따른다.

가령, ‘-았·었-’을 어미의 하나라고 한다면, ‘잡았었다’가 활용형이 되는 것은 물론, ‘잡았-’도 활용형이라고 해야 할 위험이 있고, ‘잡았으니’· ‘잡으니’· ‘잡았겠으니’· ‘잡겠으니’· ‘잡으시겠으니’가 모두 층위의 구별을 가지지 않는 활용형으로 설정될 위험이 있게 된다.

이러한 난관은 ‘선어말어미’를 ‘보조어간’으로 취급했을 때에는 생기지 않던 문제이다. ‘선어말어미’는 ‘보조어간’으로 ‘어간’의 일종이 되므로, 어간에 ‘-았·었-’이 연결된 형식은 또 다른 어간이 되는 것이어서, ‘-었으니’와 같은 구성을 어미라고 기술할 필요가 없게 된다.

용언의 어간 또는 파생어간에 선어말어미가 연결된 형식을 제2차적인 어간으로 상정한다면, 이와 같은 난관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선어말어미로 나타날 수 있는 요소는 ‘잡으시었었겠사옵나이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른바 주체존대법이나 존경법형태라고 하는 ‘-으시-’가 가장 앞선 위치에 나타난다.

과거시제 또는 완료상을 나타낸다고 하는 ‘-았·었-’이나 과거완료나 대과거를 나타낸다고 하는 ‘-았·었-’이 그 다음 위치에 나타날 수 있다.

그 뒤에 미래시제나 추측상을 나타낸다고 하는 ‘-겠-’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다시 그 뒤에 겸양형태 ‘-삽-’이 나타날 수 있고, 다시 그뒤에 진행상이나 현재시제를 나타낸다고 하는 ‘-느-’가 올 수 있다.

그 뒤에 청자대우 또는 공손의 형태라고 하는 ‘-으이-’가 나타날 수 있다. ‘-느-’의 자리에는 ‘-더-’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선어말형태의 종류는 더 많아진다.

이들 형태의 기능에 대해서는 문법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제와 상의 개념이 어느 한가지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하나이며, ‘-으시-’나 ‘-삽-’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논의가 행해지고 있다. 이들 형태들이 나타나는 순서에 대하여 종래에는 출현위치의 절대적인 고정성을 기본전제로 하여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더시다’와 같은 ‘-더시-’의 연결이 ‘-시더-’와 같이 변할 수 있었던 것, ‘하오시니’와 같은 ‘-삽시-’의 연결이 ‘-시오-’와 같이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선어말어미의 위치가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만은 아님을 말해준다.

참고문헌

『깁고고친 우리말본』(최현배, 정음사, 1959)
『국어문법의 시제 문제에 관한 연구』(남기심, 탑출판사, 1978)
『중세국어의 시상(時相)과 서법(敍法)』(고영근, 탑출판사, 1981)
『현대국어의 양태범주연구』(장경희, 탑출판사, 1985)
『국어의 재귀사연구』(임홍빈, 신구문화사, 1987)
집필자
임홍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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