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언의 굴절을 곡용(曲用)이라 하고 곡용에 쓰이는 어미를 곡용어미라 부르며, 용언의 굴절을 활용(活用)이라 하고 활용에 쓰이는 어미를 활용어미라 부른다.
국어의 굴절은 인도유럽어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첫째, 국어에는 어간과 굴절접사가 인도유럽어와는 달리 쉽게 분리될 수 있다. ‘하고, 하게, 하지, 하자’의 경우에 어간형태소 ‘하-’와 어미 형태소 ‘-고, -게, -지, -자’가 쉽게 떨어진다. 이는 be동사의 활용형 ‘am, are, is’ 등에서 어간과 어미가 거의 구별되지 않는 인도유럽어와 다르다.
둘째, 굴절어미는 모두 접사법, 그 중에서도 접미법에 의존한다. 파생의 경우에는 영변화와 같은 방법이 사용되기도 하나, 굴절에서 접미법 외의 방법이 사용되는 일이 없다. 셋째, 하나의 어간에는 한 가지 어미형식만이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접미사가 차례로 연결될 수 있다. ‘하시었었다, 하시었었겠다’ 등과 같다.
국어에서는 용언의 활용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나, 체언의 굴절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그 하나는 체언에 조사가 연결되는 것을 곡용으로 보는 견해이며, 다른 하나는 이를 곡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이다. 알타이어학의 관용을 따르는 입장에서는 체언의 곡용을 인정하나, 조사를 따로 독립된 품사로 인정하는 학교문법에서는 체언의 곡용을 인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