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는 어기·어근 앞에 덧붙이는 접두사, 그 뒤에 덧붙여지는 접미사, 그리고 중간에 끼이는 접요사(接腰辭)의 세 종류가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선어말어미 및 ‘냇가, 햅쌀, 좁쌀’의 ‘ㅅ, ㅂ’을 접요사로 보기도 하지만, 이들은 형태소 경계에 놓이는 것이지 형태소 속에 끼어들어가는 것이 아니므로 접요사가 아니다.
또, 접사는 그 기능에 따라 새로운 단어를 형성하는 데 쓰이는 파생접사(派生接辭)와 어형변화에 관여하는 굴절접사(屈折接辭)로 나누기도 하지만, 여기서 굴절접사는 조사 또는 어미로 처리하여 접사에서 제외하는 것이 국어문법 기술의 관행이다. 즉, 일반적으로 접사라고 할 경우 단어의 형성에 관여하는 파생접사만을 가리킨다.
체언어기 앞에 붙는 접두사는 ‘맨―’(맨발, 맨손), ‘군―’(군말, 군일), ‘풋―’(풋사랑, 풋고추), ‘올―’(올벼, 올밤) 등이 있고, 용언어간 앞에 붙는 접두사는 ‘새―’(샛노랗다, 새파랗다), ‘빗―’(빗나가다, 빗대다), ‘설―’(설익다, 설맞다), ‘얄―’(얄밉다, 얄궂다), ‘짓―’(짓밟다, 짓씹다)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고유어의 접두사가 비교적 비생산적인 데 비하여 한자어의 접두사는 매우 생산적이다. ‘불(不)―, 총(總)―, 무(無)―, 비(非)―, 미(未)―’ 등의 접두사가 그 예이다.
접두사는 합성어의 앞 어근 또는 관형사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올벼, 풋고추’의 ‘올―’, ‘풋―’을 관형사로 처리하기도 한다.
어기 뒤에 붙는 접미사는 ‘―희’(너희, 저희), ‘―질’(손질, 말질), ‘―아지’(송아지, 망아지), ‘―보’(먹보, 털보) 등과 같이 체언어기 뒤에 붙어 체언어간을 형성하는 것과 ‘―답―’(꽃답다, 정답다), ‘―스럽―’(복스럽다, 다정스럽다), ‘―롭―’(해롭다, 슬기롭다) 등과 같이 체언어기 뒤에 붙어 용언어간을 형성하는 것이 있다.
이와 같은 접미사는 한자어의 경우 매우 생산적이어서 ‘―가(家), ―화(化), ―적(的), ―연(然), ―씨(氏)’ 등은 수많은 파생어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첩어(疊語)인 어기에 붙어서 부사를 만드는 부사형성 접미사가 있다. ‘―이’(곳곳이, 다달이)가 그 예이다.
용언어근에 덧붙어서 용언어간을 형성하는 접미사로는 ‘―치―’(놓치다, 받치다), ‘―뜨리―’(깨뜨리다, 떨어뜨리다) 등과 같이 강세의 뜻을 덧붙이는 것과 ‘―이―’(먹이다, 녹이다), ‘―히―’(입히다, 식히다), ‘―리―’(울리다, 알리다), ‘―기―’(신기다, 웃기다), ‘―추―’(갖추다), ‘―구―’(달구다, 돋구다) 등과 같이 주동사를 사동사로 바꾸는 것, 그리고 피동사로 바꾸는 ‘―이―’, ‘―히―’, ‘―리―’, ‘―기―’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용언어기에 덧붙어서 체언어간을 만드는 접미사 ‘―(으)ㅁ’(춤, 꿈), ‘―이’(놀이, 먹이), ‘―기’(보기, 크기), ‘―개’(덮개, 지우개), ‘―웅’(맞웅→마중)과 부사를 형성하는 접미사 ‘―이’(깊이, 높이), ‘―우’(넘우→너무, 맞우→마주) 등이 있다.
또, 동사를 형용사로 전성시키는 접미사는 ‘―ㅂ―’(놀랍다, 그립다), ‘―브―’(믿브다→미쁘다, 낮브다→나쁘다), ‘―업―’(믿업다→미덥다), ‘―읍―’(웃읍다→우습다) 등이 있다. 국어의 접사는 고유어의 그것이 비생산적인 데 비하여 외래요소인 한자어의 접사는 그보다 매우 생산적인 것이 특징이다.